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1대 대구지역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대표는 8일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구에서 정치를 한 번 하는 것이 소원이었고 마침 뜻을 이뤘지만 오는 21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번에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자리가 있어 내려오는 것으로 이것은 대구를 근거지로 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며 “다음 총선전에 지역구에 훌륭한 대구의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당 내외 일각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하는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이른바 `집토끼`를 단속한 후 대구·경북 지역의 보수표심을 바탕으로 끌어올린 `동남풍 표심`을 수도권까지 북상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장을 뽑고 시·도의원을 뽑는 게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선거이기에 특히 대구는 저들에게 빼앗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는 이 나라를 건국하고 5천년 가난을 벗어나게 한,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이룬 중심지역이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홍 대표가 21대국회 대구지역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여전히 `홍준표 험지 출마론`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낙동강 전선 사수 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것은 당의 지지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박민식 전 의원 역시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을 즉시 철회하고 꼭 대구 당협위원장을 하겠다면 당 대표를 사퇴하라”며 “험지를 택해 선당후사의 술선수범을 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서울·경기는 가시밭이고 부산과 경남도 쑥대밭이 됐는데, 홍 대표는 나 홀로 꽃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며 “(홍 대표는) 보수주의 대신 `보신주의`를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태·박형남기자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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