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몽백합배 바둑 정상
3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컵 품에

▲ 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연합뉴스

몽백합배 정상에 오른 박정환 9단이 “이 우승을 발판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더 큰 각오를 다졌다.

박정환 9단은 2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린 제3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결승 5번기 3국에서 박영훈 9단에게 1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3국에서 내리 불계승으로 상대를 압도한 박정환 9단은 대국 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몽백합배 결승 시리즈는 제가 상대보다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잠도 잘 잤고”라며 좋은 컨디션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환 9단은 49개월 연속 한국 프로기사 랭킹 1위를 지키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일인자로서 성장하고 있다. 그는 2017년 12월 31일자 `고 레이팅스` 세계랭킹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2011년 8월 후지쓰배와 2015년 2월 LG배 우승 이후 세계대회 우승이 없어 자존심을 구겨왔다.

이날 우승으로 박정환 9단은 약 3년 만에 개인 통산 세 번째 세계대회 우승컵을품에 안고 어깨를 활짝 펼 수 있게 됐다.

커제 9단과의 자존심 대결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커제 9단은 삼성화재배와몽백합배, 바이링배 등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고 최근 신아오배에서도 우승한 중국 바둑의 대세 기사다.

박정환 9단은 향후 커제 9단과의 대결을 묻는 말에 “커제 9단과 2시간 바둑이라면 제가 약간 불리하고, 3시간 바둑이라면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몽백합배의 결승 5번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세계랭킹에 대해서는 “제가 잘 둔 게 아니라 커제 9단이 최근 많이 져서 순위가바뀐 것이므로 크게 의미가 없다”며 “커제 9단이 잘 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정환 9단은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박영훈 9단은 “예선부터 출전해서 어렵게 본선에 올랐고, 64강전부터 시작한 본선도 한 판 한 판 어렵게 이기며 결승까지 왔다. 결승전에서 진 것은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며 “몇 판 못 두고 쉽게 진 것 같아서 아쉽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영훈 9단도 2004년과 2007년 후지쓰배 이후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 터였다.

박영훈 9단은 2016년 2월 LG배, 지난해 6월 춘란배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