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역점적으로 펼쳐온 삼국유사 목판 복원사업이 4년의 대장정 끝에 마무리 됐다. 경북도는 지난 27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삼국유사 목판사업 완료 및 경상북도 교감본 추진상황 보고회`를 가졌다.

삼국유사의 역사적 의미를 규명하고 전통기록 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에 조선 중기본과 조선 초기본이 차례로 복원됐다. 인쇄본만 있던 삼국유사의 목판 복원이 사실상 완성된 것이다. 이달 29일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한 경상북도 교감본을 인터넷에 공개하게 되면 4년에 걸친 목판 복원의 대역사는 마무리 된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한국 고대사 연구의 필수서적 중 하나인 삼국유사의 선본을 저본으로 삼아 서지적 의미의 원형을 상징하는 목판으로 판각하고 이를 인출, 제작하는 사업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학술적 문학적 가치 규명은 물론 목판인쇄 기록문화의 복원이라는 의미와 또 대한민국의 정체성 정립 및 자긍심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삼국유사는 13세기 후반 승려 일연이 지은 사서(史書)다. 1206년생인 일연이 80세를 전후해 편찬한 것으로 전해져 삼국유사의 탄생은 대략 700년 전쯤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동안 매우 제한적으로 읽혀져 와 세간의 주목은 받지를 못했다. 20세기 들어서 학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 책은 연구자들의 본격적 연구대상이 된다. 중앙승가대학 불교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삼국유사를 연구하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물이 최근 100년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삼국사기와 다르게 야사(野史)란 인식이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그렇지가 않다. 한국고대의 역사, 지리, 문화, 종교, 언어, 미술, 사상 등 총체적인 문화유산의 원천적 보고로 평가되는 것이 요즘의 정론이다. 경북도의 목판 복원사업의 완료는 문화재 가치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민족의 자존심을 더 높인 사업이다.

특히 삼국유사의 산실인 인각사가 우리고장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다른 의의가 있다.

이제는 목판 복원을 시작으로 삼국사기를 널리 알리고 우리 정신문화 함양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먼저 역사문화의 활용적 측면에서 삼국유사를 매개로 한 관광사업 활성화에 본격 나서야 한다. 이와 관련 경북도도 불교계와 협력한 불교성지 순례 상품개발이나 삼국유사 역사문화벨트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삼국유사에 숨어져 있는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도 서둘 필요가 있다. 삼국유사의 기록적 의미로 보아 이번 목판 복원사업은 국가가 할 일을 지자체가 한 측면도 있다. 사업의 완성을 계기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더 높일 사업에 국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