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훈<br /><br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

내년 지방선거전에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김관용 지사의 3선으로 무주공산격이 된 경북도지사 자리를 놓고 겨루는 경쟁이 어느 선거보다 뜨겁다.  현재 공식적인 출마의 변을 밝힌 후보만 자유한국당 3선의 이철우·김광림 의원, 재선의 박명재 의원 등 선량 3명에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도 가세한다. 신년 들어서는 김장주 현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후보만 6~7명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가세하면 8~9명 이상이 각자 저마다의 자질과 대세론을 내세우며 격랑속으로 뛰어든다.

아직은 공직 신분이라 출사표를 던지지 못한 후보들을 제외한 3명의 중진급 의원들이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들 출사표에는 향후 경북 도정의 운영방향과 당선 후 실천할 공약 등이 디테일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들 공약을 자세히 뜯어 보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없다. 하나같이 ‘새롭게 도정을 이끌겠다’는 거창한 말만 있을뿐, 진정 경북을 발전시킬만한 획기적인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경북이 처한 상황은 어떤가. 인구감소로 향후 소멸대상으로 거론되는 시군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등 머리만 크고 하체는 허약해질 대로 허약한 가분수구조다. 이를 깰 비책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철우 후보는 문화관광 활성화, 환동해 지역본부 제2청사 승격, 미래지향적 경제선도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농업의 첨단화와 청년창농 지원, 이웃사촌 복지도입, 지진방재대책 마련, 글로벌 경북, 감탄할 정도의 도정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김광림 후보는 R&D 산업육성, 지진종합대책 마련, 신라왕경 복원, 특성화 성장산업 유치, 원전관리산업 벨트 유치, 미래형 문화관광융복합벨트 조성, 친환경농업 6차산업으로 승화, 백두대간 프로젝트 가속, 통합신공항의 속도감있는 추진 등이다. 박명재 후보는 지진방재연구소 설립, J자형국토개발 전략, 동북아경제권 구축, 제2도청 추진, 지역생존과 활력추진, 4대권역별 신산업기반 육성, ICT와 농생명산업 전진기지 구축, 맞춤형 건강복지사회 구현, 신라왕궁 복원 등 3대 문화권지속 추진 등이다.

거의다 현 김관용 지사가 추진해온 내용을 답습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답답함을 가눌 수 없다. 이들 세 후보의 공약 중 새로운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굳이 새롭다면 박명재 후보의 J자형 국토개발이다. 이 내용도 과거 김 지사가 내세운 전(田)자형 도로망 확충을 변형한 것일 뿐이다.

일찍이 대학 재학 중 우리나라 최고시험인 고시에 합격하고, 수재들만 모이는 중앙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후보들이지만 궁색하기 짝이 없는 공약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의 공약은 도청 출입기자만 되어도 바로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경북지사 선거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경북과 경북도민을 위한’ 자리다. 경북인이 체감하고,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사실 민선 6기 동안 어느 정도의 공약이 나와 더 이상 정책개발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차기 지사가 되려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정책을 끄집어 내 경북인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당장 공약이 힘들면 정책개발팀과 밤을 새워서라도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마른 수건을 짜듯’이라도 해 적어도 새로운 정책개발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노력의 흔적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도지사 후보들은 지금부터라도 밤을 낮삼아 경북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당선되면 이를 바로 정책에 적용시켜 경북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경북지사는 그저 ‘갑남을녀’가 아닌 경북민의 대표로서 뭔가 남달라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