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새 원내대표 선출
친홍 측, 긍정적인 평가
친박계 사실상 `폐족` 수순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성태(가운데)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홍준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김성태·함진규 조가 1차 투표에서 절반(54표)을 넘긴 55표를 얻어 당선을 결정지은 것은 친홍계와 바른정당 탈당파는 물론 친박계 일부가 김·함 조로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출신으로 김무성계로 불렸던 김 원내대표와 수도권 출신으로 친박계인 함진규의원 조합이 친홍과 친박 일부 표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막판에 참석해 친박계 후보를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당내에선 이런 점을 들어 이날 원내대표 경선 결과로 홍준표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홍 측에서는 친박계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분기점이자 당이 화합하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이날 김·함 의원조는 1차 투표에서 35표를 얻은 홍문종·이채익조를 20표 앞서며 무난하게 당선됐다. 예상보다 큰 표 차였다. 애초 당내에선 김·함 의원조와 홍·이 의원조 어느 쪽도 과반 득표를 하기 어려워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김·함 의원조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긴 것은 우선 TK 친박계를 비롯해 친박계 일부가 지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대 총선 기준으로 친박계는 70여명 정도로 분류됐다. 친박계가 결집해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여전히 친박계가 당을 장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이 35표를 얻는 데 그쳤고, 이중 일부 친박계는 중도성향인 한·이 의원조와 김·함 의원조를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TK의원들 중 진박 후보로 불리며 친박계로 분류됐던 의원들이 친박계인 홍문종·이채익 의원조를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로 분류됐던 A초선의원은 중도성향인 한선교·이주영 의원조를 지지했고, B의원은 김·함 의원조를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서청원 의원 등 재적의원 108명이 참여하면서 친홍과 비홍 측에서는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한 의원은 이날 경북매일과의 전화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서청원 의원이 참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결과적으로 양측이 세대결을 펼쳤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표가 결집되지 않았고, 투톱체제에 대한 불협화음을 의원들이 원치 않는다는 흐름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의원은 “홍 대표 측 후보가 당선된 것은 홍 대표에게 `한번 하고싶은대로 해보시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와 정우택 전 원내대표 시절 당내 투톱간 갈등으로 불협화음을 낸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것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결정지은 주된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당 관계자들은 “친박계는 사실상 `폐족` 수순을 밟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친박계에 대한 심판”이라며 “홍 대표 말처럼 친박계가 자연소멸되는 과정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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