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기인 지난 6월 이후 계속된 가뭄으로 청도 운문댐의 저수율이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면서 대구와 경산, 영천, 청도 등지 주민 88만 명의 식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6월 이후 운문댐 지역에 내린 비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419mm에 불과하고, 운문댐 저수율은 지난달 28일 현재 14.8%로 떨어졌다. 특히 대구와 경북, 경남에 내려진 `가뭄 심함` 단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대구 등 일부지역에 대한 제한급수가 가시화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자원공사는 운문댐 저수율 하락으로 최근 하루 20만t을 공급하던 운문댐 물을 13만t 정도로 줄였다. 이마저도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 만큼의 큰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내년 1월에는 용수공급이 불가능 할 수 있는 급박한 실정에 있다.

이에 따라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8~10월 4차례 걸쳐 수계 조정에 들어가 운문댐 물을 쓰고 있는 고산정수장의 하루 수돗물 생산량을 기존 23만3천t에서 15만2천t으로 줄였다. 대신 감소분만큼 낙동강 물을 쓰는 매곡과 문산의 생산량을 늘려 이를 수성구와 북구, 동구 등 일부 주민에 공급하고 있다.

운문댐 물을 공급받던 경산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운문댐 원수를 공급받던 고산정수장은 공급구역 변경을 통해 매곡정수장을 통해 원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특히 가뭄이 계속돼 내년부터 운문댐 물의 공급이 불가할 경우 금호강으로 취수원을 바꿔야 한다. 경산취수장에 하루 3만 t 추가 취수할 수 있는 취수펌프 2대 증설 사업에 들어갔다. 운문댐 물에 의존을 하고 있는 영천과 청도도 같은 처지다.

대구시는 지난달 24일 운문댐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제한급수에 대비해 긴급 취수시설물 설치 공사에 들어갔다. 277억 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해 금호강 상류 경산취수장 인근에 취수 시설물을 설치하고 경산네거리까지 총연장 2.6km에 도수관로를 설치한다. 이 도수관이 완공되면 하루 12만7천t의 물을 고산정수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공사의 완공 시기가 내년 2월이나 그 전에 운문댐 물이 고갈된다면 제한급수 등 이 지역 주민들의 용수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성적인 가뭄과 이상기후 등으로 물 부족 현상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대구시 등 관계기관은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닌 장기적 대응책 마련을 통해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공산댐과 가창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과 낙동강 취수원의 능력을 높이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

낙동강 상류 취수원 이전문제와 관련해 민원이 끊이질 않는 수질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가정에서의 물 절약 습관도 생활화하는 방안 등 계몽 활동과 더불어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