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교수·한국어문학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이탈리아, 멕시코, 이란, 이라크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진 피해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그동안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왔던 우리나라도 경주 지진 이후 지진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번 포항의 지진 사태로 지진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준비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포항 지역 주민들의 재난에 대한 차분한 대응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수능일이 연기되는 극적인 일도 있었지만, 무사히 수능을 치른 포항 지역 고3 학생들,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동영상으로 소개된 간호조무사들의 신생아를 보호하는 모습들, 질서 있는 이재민 대피소 생활들…. 차분함의 속내에는 정신적인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다수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그마한 소리에도 놀라 잠을 깨는 사람들, 가족들을 포항 이외에 사는 친척집으로 옮겨가게 하는 사람들, 생존배낭을 꾸려 놓고 한낮에 가급적 집밖에 나가 있다가 저녁엔 거실 불을 켜놓고 외출복을 입고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경상북도는 지진 트라우마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심리지원단을 확충하고 이재민에 대한 `심리적 응급처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들이 포항시민들의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일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포항의 피해 중 사유시설의 피해가 큰 문제이다.

27일 오후 5시 기준 사유시설은 3만878건, 439억4천400만원 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포항시는 피해 건축물 안전진단을 위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시설안전공단과 구조기술사회, 건축사회 등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6개 단체 40명으로 점검반을 편성하고 지역 내 1천342곳 건축물에 안전진단을 실시했다고 한다.

안전진단 결과 사용가능한 건물이 1천260곳이고 사용제한 56곳, 위험 26곳이라고 한다.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초조함이 원만하게 해소되면 좋겠다.

포항시는 지진이재민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즉시 입주가능 160채 포함 500여 세대 물량확보, 전세융자금 상한액 1억원까지 확대, 대피소 보온텐트설치 완료 및 컨테이너 설치 장소 물색 중, 안전진단 전문인력 증원 등이다. 며칠 전 대통령이 다녀가며 지원을 약속했고, 이강덕 포항시장은 사비를 쾌척했고, 전국에서 성금이 모이고, 전국에서 복구를 돕기 위해 온 자원봉사자가 8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포항 시민들은 포항 지진재난을 돕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힘을 내자.

“….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음 알게 되지/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으음-음-/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음-알게되지/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이 가사가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노래의 클라이막스는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부분이다. 안치환이 부를 때도, 안치환의 노래를 따라 부를 때도 이 부분을 부를 때는 왠지 모르게 인간만이 지니는 고귀함 같은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가슴을 펴고 크게 부른다.

이 모든 어려움 이겨내는 바로 그 사람, 포항 시민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