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8 수능 일제히

▲ 포항 지진의 여파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입 수능의 예비소집이 22일 오후 실시됐다. 포항 영일고에서 수험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제발 지진이 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날이 밝았다. 23일 포항 등 전국 85개 시험지구, 1천18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수능시험이 치러진다.

특히 이번 수능은 포항 지진의 여파로 일주일 연기됐다가 치러지고 지진 상황에서도 시험이 반드시 치러지게 된다.

여진 상황에 따라 다소 복잡한 대응요령이 필요한 만큼 입실 완료시간인 오전 8시 10분에 딱 맞춰 시험장에 가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이날 아침 대부분의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춥고 약한 비나 눈이 예보돼 교통안전에도 특히 유의해야 할 상황이다.

예비소집 출석 포항 수험생
긴장·불안감 없이 밝은 표정
고사장 여유 있게 도착하고
지진 대처 요령 숙지해야
모든 전자기기 반입 안돼

포항 시험장에 지진계 설치
판단 제각각 혼란상황 대비

□ 걱정되지만, 자신감으로 극복!

포항 수험생들은 수능일을 하루 앞두고 지진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자신감 있게 극복하겠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22일 오후 2시 예비소집을 위해 포항지역 각 시험장에 모인 학생들은 지난주 지진 발생 직전 떠들썩했던 예비소집의 분위기와 다를 바 없이 친구들과 운동장으로 향했다. 불과 2시간쯤 전에 규모 2.5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수험생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예비소집이 시작되자 학교 측에서 전달하는 주의 사항을 경청하며 나눠준 안내문을 꼼꼼하게 읽었다. 이어 지진 발생 시 머리에 손을 올려 보호하며 대피하는 요령이 방송되자 한 명도 빠짐없이 동작을 따라하기도 했다.

걱정스러운 눈길로 이 광경을 지켜본 한 학부모는 “정작 수능을 치르는 딸 아이가 도로 엄마, 아빠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는 말을 했다”면서 “아이를 믿고 묵묵히 뒤에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여고에서 만난 수험생 조예빈(포항여고 3년) 양은 “비록 지진 때문에 예정보다 일주일 늦춰 치러지는 시험이지만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 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친구들도 다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 어떤 상황에서도 감독관 지시 따라야

포항의 수험생들은 여진발생 여부에 따라 복잡하게 대응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긴장 상황에서 수능시험을 치러야 한다.

오전 8시 10분 이전에 여진이 발생할 경우 버스로 경산, 영천 등 인근 도시로 이동해 시험을 치르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포항 밖 예비시험장 활용 여부는 경북교육청이 결정해 학생들에게 개별 안내한다. 어떤 상황이라도 감독관 허락없이 멋대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자칫 시험이 무효처리될 수 있다.

여진이 없으면 포항 시험지구 12개 고사장에서 5천533명의 수험생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다.

포항고, 포항장성고, 대동고, 포항여고 등 포항 북구의 4개 시험장에 배정됐던 수험생 2천45명은 22일 원래 시험을 치기로 예정된 학교에서 예비소집에 응했으며 포항 남구의 포항제철중, 오천고, 포항포은중, 포항이동중에서 수능시험을 치른다.

가급적 일찍 고사장에 가는 것이 좋다. 지진 상황에 따라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고, 행여 잊고 나온 준비물을 다시 챙길 수 있는 시간 여유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수험표를 잃어버린 수험생은 응시원서에 붙인 것과 같은 사진 1장과 신분증을 들고 각 시험장에 설치된 시험관리본부로 가면 수험표를 재발급해준다. 학생증도 신분증으로 인정한다.

수험생은 모든 전자기기를 소지하면 안 된다. 혹시 시험장에 반입했으면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수험생이 시험 중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물건은 신분증, 수험표,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 흰색 수정 테이프, 흑색 연필, 지우개, 샤프심, 시침·분침(초침)만 있는 아날로그 시계뿐이다. 기름종이로 불리는 투명종이와 연습장, 개인 샤프, 예비마킹용 플러스 펜은 시험 중 소지하면 안 된다.

만약 시험 중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여진의 크기에 따라서 `가나다 단계`로 대처해야 한다. `가 단계`는 경미한 상황, 경미한 진동이 느껴지는 상황은 중단 없이 시험을 보며, `나 단계`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되 그 이후 크게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면 시험을 재개한다.

`다 단계`는 진동이 크고 아주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지진이 발생하면 일단 중지를 해서 책상 밑에 들어가 있다가 이후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이 단계에서 개인행동을 하면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어 시험실 감독관 지시에 따라야 한다.

교육부는 `경미한 진동`, `큰 진동` 등 모호한 기준 때문에 감독관별로 판단이 달라져 현장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포항지역 시험장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대피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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