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 중심 반경 5㎞ 내외서
8곳 파내 압력 테스트 실시
진도서비스 개선에 결과 활용

포항지진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측된 액상화 현상과 관련해 지반 샘플을 얻기 위한 시추 작업이 20일 시작됐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이날 오전 진앙지인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밭에서 시추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은 기반암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액상화는 지진의 충격으로 인해 땅속의 물과 모래 등이 섞이면서 액체처럼 변해 지반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약해진 지반과 함께 지하수가 땅 위로 분출되는 현상도 함께 목격된다.

통상 매립지나 하천 인근 모래가 많은 연약 지반에서 발생하기 쉬우며, 포항은 암편을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한 신생대(마이오세) 해성퇴적층이 분포하고 있어 조건에 들어맞는다. 현재 포항지역에는 진앙지 인근을 비롯해 포항시가지 도심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의 시추작업을 시작으로 21일에는 재난안전연구원과의 협의로 위치를 추가 선정해 작업을 이어나간다. 액상화가 의심되는 지역은 진앙을 중심으로 반경 5㎞ 내외로, 재난안전연구원은 이 범위에서 위치선정을 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압력 테스트를 위해 오늘 1곳을 시작으로 총 6곳을 파내며, 샘플 채취를 위해 2곳을 더 팔 계획”이라며 “작업 상황에 따라 지점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상화를 최종 판단하게 되는 행정안전부는 이번 시추로 나온 샘플을 통해 지반이 얼마만큼의 압력을 견뎌내는지 등을 시험할 계획이다.

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시추를 통해 채취한 샘플이 액상화의 특성과 맞아떨어지는지를 우선 확인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일부에서 제기된 액상화에 대한 판단들은 일본 사례와 비교한 일종의 견해고, 땅마다 액상화의 정도도 다 다른 만큼 정부 차원의 시험을 통해 액상화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의 경우 이번 시추 결과를 내년 10월부터 제공할 진도서비스(현재 시범적 제공)를 개선하는데 활용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진도 정보는 외국의 기준을 활용해서 발표한다”며 “이번 시추 결과는 진도 서비스 개선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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