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29분께 장애
1시간20여분만 겨우 복구
“무료통과 했더라면” 눈총

포항지진이 발생한 15일 대구~포항고속도로 포항TG 하이패스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의 아쉬운 대처로 차량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직된 처사에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이날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남구 연일읍 학전리 포항TG 하이패스 시스템에 일시적으로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구방면 상행선 출구 4곳 중 일반차로 2곳을 제외한 하이패스 차로 2곳이 통제됐고, 일대에 몰려든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차량이 밀리자 일부 구간에서는 이리저리 얽히기도 해 운전자들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출구 2곳을 일시 개방했으나 2곳 모두 통행료 티켓을 뽑아야 하는 일반차로라 정체현상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못한 기존 차량들과 대형지진에 대한 공포로 포항을 벗어나기 위해 고속도로를 찾은 차량까지 한데 얽히면서 포항TG 주변은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1시간 20여분이 흐른 오후 3시 50분께 한국도로공사가 긴급 복구작업을 통해 시스템을 복구하면서 체증은 해소됐지만 이곳을 찾은 운전자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차량 안에서 지진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운전자 송모(35·여)씨는 “대형지진이 발생해 포항을 벗어나 친정이 있는 대구로 가려고 차를 타고 나왔는데 포항TG에서 차량에 막혀 수십분을 기다려야만 했다”며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 때문에 교통체증이 발생했는데 도로공사에서 재량을 발휘해 고속도로를 무료로 통과시켜줬다면 이런 혼란을 겪지 않았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시스템 장애로 하이패스 차선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일반차로를 개방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다했다”며 “하이패스 차로는 시간당 600~700대가 통과할 수 있는 반면, 일반차로는 시간당 250대 정도만이 통과할 수 있어 교통체증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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