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성이 부족한 동해 해상기상예보가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를 왕래하는 여객선과 어선이 부정확한 기상예보 때문에 생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상기상장비와 관측인력을 대폭 보강해 더욱 정밀한 해상기상예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북 동해안권에는 2개의 해양기상부이와 8개의 파고부이가 설치돼 있다. 파고부이는 포항 월포와 구룡포, 울진 죽변과 후포 앞바다에 각각 1곳 울릉도 3곳, 독도 1곳에 배치돼 있다. 반면 해양기상부이는 포항과 울진 앞 70㎞ 해상에 떠 있지만 나머지 해상에는 해양기상부이가 없어 기상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포항에서 울릉까지 거리가 217㎞, 울진(후포)에서 울릉까지 159㎞인 점을 감안하면 드넓은 바다를 관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 2~3개의 해양기상부이가 추가로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울릉지역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해양관측장비를 확충해달라는 요구를 이어오고 있다.

결국 울릉도 앞바다는 평온한 상황인데 이와 거리가 먼 대화퇴어장이나 일본 대마도 앞바다의 풍랑이 심해 울릉도 여객선까지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경우도 많다.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결항일수는 지난 2014년 100회, 2015년 102회, 2016년 72회로 연 평균 90회에 이르고 있다.

어민들도 비슷하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15t급 미만의 어선은 출항과 조업이 금지된다. 현재 울릉지역에 등록된 180척의 어선 가운데 15t이상 어선은 23척밖에 되지 않아서 대다수의 어민들은 밤낮으로 기상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느라고 고달픈 나날을 보낸다.

관측 인력부족도 문제다. 지난 2015년 대구기상대가 대구기상지청으로 승격되면서 포항을 비롯 안동·상주·구미·울진 등 경북지역 5개 기상대는 관측기능만 남겨 대구지청 관측예보과 부속기관으로 포함됐다. 2명의 공무원과 3명의 용역직원이 근무하는 포항관측소는 13개의 무인기상관측장비 관리·감시는 물론 과도한 관련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관측선 빈약도 문제점 중 하나다. 이웃나라 일본은 1천380t, 1천483t급 두 척의 기상관측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작 한강유람선만한 498t규모의 관측선(기상1호) 1대밖에 없다. 기상1호가 서해를 관측하면 남해와 동해 관측을 못하는 형편이다. 기상청이 먼바다 관측망을 확충하기 위해 유관 기관의 지도선, 경비함정 등 기존 선박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설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해상기상예보의 정밀도는 국민들의 안전은 물론 경제활동에 결정적인 요소다.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해상기상장비와 관측인력을 대폭 보강해 주민들 삶의 질을 높여주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