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절대적 신앙이었던 중세 유럽에서는 다른 종교를 믿으면 마녀라는 이름으로 붙잡혀 가 화형을 당했다. 16~17세기 종교 개혁기에 유럽에서 벌어진 학살로 죽은 자가 4만명에 달한다는 기록이 있다. 광신도적 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선 이런 현상을 `마녀사냥`이라 부른다.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집단의 광기어린 행동이 빚은 불행이다.

인터넷 등 소통 수단의 발달 때문인지 우리 사회도 이젠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지만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지 못하는 혼탁한 분위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기도 한다. 사실과 주장이 구별되지 않는 비이성적 상황도 자주 전개된다.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인터넷상의 댓글들이 더 설득력 있게 유포되기도 한다.

개인 간의 소통 능력이 활발해 지면서 신문, 방송 등 종래의 정보채널에 대한 의존도도 확 떨어졌다. 이러다보니 비정상이 정상을 압도하는 음모론적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럴듯하게 소문이 나면서 그 이야기를 믿는 대중이 많으면 될 뿐이라는 분위기다.

`김광석 타살 의혹 사건`이 이런 경우다. 경찰조사에 의해 부인에 대한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지만 당사자가 받은 심리적 충격은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당사자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인자처럼 남아 버렸기 때문이다.

음모론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스러울 경우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느 쪽인지 꼬집어낼 수는 없지만 종편방송과 인터넷 등 정보 홍수나 정보의 상업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음모론을 앞세워 마녀사냥처럼 소문을 퍼뜨리고 책임을 지지 않는 우리 사회 풍토다.`아니면 말고`식이다. 이젠 이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개인이든 단체든 사회가 엄격하게 철퇴를 내려야 한다. 고 김광석 부인의 반격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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