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어등·쌍타망 어선들부터
유류·냉동운반선까지 몰려
올들어 7번째 집단 피항
쓰레기·폐기름 배출도 골치

▲ 해상에 풍랑주의보와 강풍주의보로 기상이 악화되자 지난 9일부터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연안으로 몰려들기 시작, 울릉도어선 수보다 많은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를 에워싸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울릉도 연안이 또다시 중국 어선들에 점령당했다. 12일 현재 208척의 중국어선이 울릉읍 저동항 외항~서면 통구미 연안까지 진을 쳤다. 올 들어 벌써 7번째다.

중국 어선들은 동해상에 풍랑주의보와 강풍주의보로 기상이 악화하자 지난 9일부터 울릉도연안으로 몰려들기 시작, 울릉도어선 수보다 많은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를 에워쌌다.

이번에 울릉도에 피난 온 중국어선의 대부분은 불을 밝히는 어선(집어등)이었고 쌍끌이를 하는 쌍타망 어선들과 유류 운반선, 냉동운반선 등이 포함됐다.

유류 운반선 및 냉동운반선을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어선들로 오징어 쌍끌이의 수법이나 조업방식이 점점 조직적이고 체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울릉도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의 오징어를 모으는 집어등의 광력은 140만㎾ 이상이다. 우리나라 근해 채낚기 어업의 광력(집어등 불 밝기) 기준이 최대 141㎾와 비교하면 엄청나다.

중국과 러시아는 광력 제한 자체가 없다. 울릉도를 비롯한 경북동해안 오징어조업은 채낚기 방식이다. 오징어 조업은 집어가 관건이고 이는 광력에 좌우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채낚기어선들은 광력과 조업방식에서 중국어선들과 경쟁이 안된다.

더욱이 울릉도는 중국어선으로 인한 폐어구와 쓰레기, 폐기름 배출에 따른 해양환경오염, 해저케이블과 심층수 해저취수관 부근 투묘로 인한 해양시설물 파손 등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어민들이 투망한 자망과 통발 손상으로 재산손실을 입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도 없다.

우리나라 해경이나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는 중국어선 피항 시 경비함정과 어업지도선을 동원해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 주변만 맴돌면서 감시·감독하는 것이 전부다.

울릉도 채낚기 선주 김모씨(64)는 “중국어선들의 연·근해 해역의 불법 조업으로 오징어의 씨가 말라 조업을 포기하는 지경에 내몰려 있는데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앞바다에 떼로 몰려와 있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편치않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