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10%의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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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11.08   게재일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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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의호<br /><br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포스텍에서 연구실을 거쳐간 제자는 필자가 부임한 연도와 같은 89명이다. 이중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제자들이 몇 명 있다.

그래서 제자들이 교수로 있는 대학에 가서 순회강연을 계획했고 벌써 몇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 이번 주에는 목포의 국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있는 제자의 초청으로 그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기술경영 및 정보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강의를 듣는 태도가 훌륭하고 진지했다. 대답도 잘하고 반응이 좋아 흥겨운 강의가 됐다. 요즘 대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든가 하는 행위들이 잦다는 소문을 듣던 터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제자 교수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학생들의 태도를 칭찬하면서 `10%의 엘리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의 엘리트`란 어떤 집단이든 10% 정도의 엘리트가 존재하며 남은 90%는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10% 엘리트가 이끄는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을 누린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는 미국이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미국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느낀 것은 덧셈도 제대로 못하는 미국 대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노벨상이 300개 이상 나오고 과학과 기술이 최고이며 경제, 군사에서 최강국이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알아냈다.

미국의 10%의 엘리트(아마 더 작을 수도 있다. 혹자는 5%라고도 한다.)들은 정말 명석했다. 명문 스탠포드대학에 재학시절 이 10% 엘리트들이 얼마나 명석하고 활동적인가를 알았다. 그러한 창의성을 가지고 만든 것이 실리콘 밸리이다.

지금 구글, 페이스북, 인텔, 애플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깔려있는 실리콘밸리는 미국 10% 엘리트의 산물이고 여기서 활약한다는 인도, 한국, 중국의 인재들은 모두 그 나라의 엘리트들이다.

특히 얼마 전 다녀온 인도의 인도공대(IIT)는 인도의 엘리트들로 IT 쪽에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다.

제자 대학인 목포의 국립대는 유명한 대학은 아닐지 몰라도 10% 엘리트들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필자도 미국 유학 전인 70년대 후반 서울의 한 대학에서 전임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엘리트이론에 근거해 몇 명의 엘리트 학생에게 심혈을 기울였고 그들과 연합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용기와 야망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50대 중반을 넘어선 이 제자들은 사회에서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대기업 사장, 대학교수, 공기업 국장, 벤처 CEO 등 자기 분야에서 눈부신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그 제자 교수에게 엘리트론을 설명했다. 이 대학의 엘리트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길러낼 때 그 제자들이 사회의 큰 재목이 될 것이고 그들이 만든 자부심으로 나머지 학생들도 자기 역량에 맞는 분야에서 크게 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만과 좌절의 두 갈래로 나뉘는 패러다임에 살고 있다. 그러나 자만도 금물이지만 좌절도 금물이다.

그래서 10% 엘리트론은 가슴에 다가온다.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던 포스텍이나 필자가 현재 근무하는 디지스트는 아마도 10% 엘리트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한편 이 두 대학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은 이 두 대학의 10% 엘리트 졸업생 일수도 있다.

한국은 지금 북한의 핵 위협과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얽혀서 정말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의 엘리트들(그들이 정치인이든 경제이든 과학자이든 교육자이든)의 역할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목포 국립대 문을 나서면서 노을이 짙어가는 캠퍼스를 바라보며 그 대학의 엘리트들의 역할을 생각했다. 손짓으로 작별을 아쉬워하는 제자 교수를 위해 기도하는 심정으로 캠퍼스를 떠났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완주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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