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만물이 전통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죠, 문인화도 마찬 가지입니다. 그래서 제 작업의 대부분은 전통기법에 준한 전통문인화입니다”

35여 년 간 문인화 외길을 걸어온 포항의 여류문인화가 손성범(56)씨.

손씨는 포항 서단에서는 중진 문인화가로 지난 1982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첫 입선하면서 그동안 총 8회에 걸쳐 입상 했으며 80년대 후반 포항에 미술협회가 구성될 당시부터 수년간 서예분과 위원장을 맡아 왔다. 당시 몇몇 서예가들에 의해 활동영역이 한정되어 지던 것에서 손씨의 등장으로 서예가들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지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 서예대전과 경북도서예대전 등에서 초대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한국 여류 서예가 협회 회원이면서 수년간 포항 교사문인화회의 지도를 맡아오고 있는 손씨의 작품은 먹의 농담과 활달한 필치, 그리고 자유로운 구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9년 포항 죽장에서 태어난 손씨는 어려서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 손재간이 뛰어났다고 한다. 여성이 갖춰야 할 부덕을 항상 강조하던 부모님의 슬하에서 자란 손씨는 20대 초반, 대구에서 죽농 서동규 선생에게 사사를 받아 입문을 하게 된다.

문인화가 전무했던 1980년대 초, 입소문을 통해 손씨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고인이 된 이종득 교장과 안인태, 박인호씨 등 당시 서예가들이 손씨의 손을 거쳐 문인화를 익힐 정도였다.

이후 손씨는 스스로의 실력연마와 자신의 필법을 포항에 전하고자 서실을 개원하게 된다.

“개원당시에 젊은층이 아주 많아서 활발한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연령층이 4,50대입니다, 우리 옛것이 차츰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손씨는 앞으로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작업의 변화를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작품의 소재에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화선지나 천이 아닌 흙이나 도자기 위에 우리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을 새기고 싶어요” 시대적으로 젊은층의 서예인구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손씨는 우선 각 학교마다 특수교사를 배치해 전문성을 띄우는 것이 사라져가는 우리의 것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한다.

/글 =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사진 =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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