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일 로마 바티칸서 회의

▲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에서 가톨릭 자선단체 `치빌타 델라모레` 주최, 교황청 후원으로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젝트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이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과 완전한 군축을 향한 전망`이란 주제 하에 회의를 개최한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에 고조된 위기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것으로 한국 가톨릭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 소식을 접한 국제사회는 `교황청이 북핵 위기와 연관된 회의를 마련하는 것은 핵 위기 해결을 위해 나서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교황청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북대서양조약기구 고위 관리, 교황청 주재 한국·미국·러시아 대사,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이 동석한다. 이에 따라 주요 의제의 하나로 `북핵 위기 해법`이 상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교황청은 “이번 회의는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고위급 회의일 뿐”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의를 통해 북핵 위기를 중재하려 하는 게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당혹감과 위기감을 볼 때 `북한이 가져온 핵 위기`가 바티칸 회의의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앞서 교황청은 지난달 28일엔 이탈리아에서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세미나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미나는 이탈리아 가톨릭 자선단체 `치빌타 델라모레`(사랑의 문명)가 주최했고, 이탈리아 초대 총리인 알치데 데 가스페리의 딸 마리아 로마나 데 가스페리 치빌타 델라모레와 스테파니아 프로이에티 아시시 시장, 카를로 트레차 전 주한 이탈리아 대사, 줄리오 프라티첼리 전 장성 등이 참석했다.

주교황청 대사관 측에 따르면 이날 세미나에서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대화와 화해를 통해 위기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탈리아 핵물리학자들은 북핵 위기를 푸는 방법으로 “북한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등 핵미사일 연료를 전력 생산용으로 변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 세미나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핵전쟁 위기에 처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무력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의에 참석한 교황청 관계자는 “불안한 국제환경 속에서 체제를 지키려는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핵개발은 지속될 것이기에 이번 제안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이번 세미나가 갈등의 증폭을 누그러뜨리고 북한을 협상의 탁자로 불러내는 중장기적인 대안의 필요성을 확인한 성과는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교황청 외교장관 격인 폴 로버트 갤라거 외무부장은 지난달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핵 위기 해결을 위해 줄 수 있는 도움을 고민하고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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