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평창조직위에 성화 이양
평창 성화 인수단 오늘 인천 도착

▲ 31일 오후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김연아가 비행기에 실을 램프에 든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오른쪽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환하게 비출 성화가 드디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이양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래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리는 인류 최대 스포츠 제전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제 `평화의 불꽃`이 30년 만에 우리 땅을 찾는다.

도종환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 이희범 조직위원장, 김성조 대한체육회 부회장, 홍보대사인 `피겨여왕` 김연아(27) 등으로 이뤄진 조직위 성화 인수단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역사 유적인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올림픽위원회로부터 성화를 인수했다.

6만 명을 수용하는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1896년 제1회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 열린 근대 올림픽의 상징적인 장소다. 경기장 꼭대기엔 그리스 국기, 태극기, 오륜기, 그리고 평창올림픽 엠블럼이 새겨진 국기가 함께 펄럭였다.

바람이 부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5천 명이 넘는 아테네 시민들이 스타디움 객석을 메운 채 그리스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성화 인수 행사를 축하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인수 행사는 그리스올림픽위원회의 화려한 문화 공연으로출발했다.

그리스 리듬체조학교 학생 60명은 늑대 무리가 갈등과 전쟁 끝에 비로소 성숙한화합을 이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을 선사하고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올림픽 이념을 안무에 투영했다.

이어 민요 `쾌지나칭칭나네`,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음악에 맞춰 안무가 팝핀현준과 국악인 박애리 씨 부부가 펼친 평창조직위 인수단의 퓨전 공연이 행사 분위기를 달궜다.

올림픽 찬가, 애국가, 그리스 국가가 차례로 울려 퍼진 가운데 성화 채화식에서 `평창 불꽃`을 성화봉에 옮긴 대제사장으로 분한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후(50)가 성화봉을 들고 여신들과 함께 스타디움에 입장하자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24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는 505명의 봉송 주자를 거쳐 그리스 내 2천129㎞를 전국 일주한 지 7일 만인 현지시간 30일 오후 8시(한국시간 31일 오전 3시) 아테네 명소 아크로폴리스에 도착했다. 이어 31일 오전 아테네 시내에서 마지막으로 돈 뒤 이날 스타디움 입구에서 우리나라의 동계스포츠 영웅 김기훈(50) 울산과학대 교수에게 전달됐다.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와 5,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인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김 교수는 박수갈채 속에 손을 흔들며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 트랙을 약 200m가량 뛴 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인 그리스 알파인 스키 선수 이와니스 프로이오스(22)에게 성화를 건넸다.

프로이오스는 트랙을 반 바퀴 돌아 중앙 무대에 설치된 성화대에 불을 점화했고, 평화의 상징 흰 비둘기를 하늘로 보내는 여신들의 장엄한 율동과 더불어 행사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스피로스 카프랄로스 그리스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꿈과 열정을 담은 성화 봉송 레이스가 곧 한국에서 시작된다”며 “전 세계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여배우 레후가 성화봉에 불을 붙여 카프랄로스 그리스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성화를 건넸고, 카프랄로스 위원장이 이를 다시 이희범 조직위원장에게 건네면서 인수 행사는 막을 내렸다.

이 위원장은 성화봉에서 평창의 `불꽃`을 따로 떼어내 한국으로 안전하게 운반할 안전램프에 담아 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으로 인수를 마무리했다.

성화 인수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의 위대한 도전도 사실상 본격 시작됐다.

평창 성화는 11월 1일 인천 도착 직후 101일간 7천500명의 주자가 전국 방방곡곡 2천18㎞를 누빈 후 내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으로 명명된 성화 레이스를 통해 우리나라와 전 세계는 평창올림픽 분위기에 서서히 빠져들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