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의원들 모임서
대통합 추진위 구성키로
박근혜 출당·친박 청산
한국당 의원들 밝혀

▲ 자유한국당 이철우(왼쪽 두번째)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보수대통합 추진 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의원들이 범보수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보수분열로는 내년 지방선거 필패론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은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두 보수야당을 포함해 외곽 보수세력도 한데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당 이철우(김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3선 의원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세력이 흩어진 데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보수대통합 추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언급한 조건없는 통합에 대해 “당초 홍 대표는 `당대당 통합`에 부정적이었는데 추석 민심을 보고 어쩔 수 없이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모든 것을 열어 놓는다. 정강을 바른정당의 요청대로 바꿔도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홍 대표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건 없이 대통합해야 한다는 언급에 3선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환영하고 공감한다는 의견”이라며 “통합추진위는 각 당에서 실무를 담당할 실무단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했다). 한국당에서는 하기로 했고 바른정당 지도부에 실무를 담당할 통합 추진단을 구성할 것을 안건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추진위 출범 시점을 구체적으로 못 박지는 않았으나 실무추진단부터 꾸려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특히 비공개 회의에서 한국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청산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에서 친박청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로 공언했고,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해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며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보수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보수통합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에서는 당대당 통합 등 열린 자세를 강조한 만큼 바른정당 의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유승민 의원 등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이상 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하에 바른정당 의원들이 개별입당 수순을 밟을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날 모임에 참석한 또 다른 의원은 “보수통합이라는 명분을 주는 것일 뿐 의원들이 개별입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다만 친박청산과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 통합의 전제조건이 되어야만 개별입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모든 잘못의 핵심은 박 전 대통령이므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통합의 명분이 된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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