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론에 따라
한국당·바른정당
통합·각자도생 갈림길
3선 의원들 10일 회동 관심

▲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각 정당 대표들이 귀성객들을 만나 인사를 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왼쪽부터) 대표는 이날 오전에 용산역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오후에 서울역을 찾아 각각 귀성객들에게 인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전 용산역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서울역 북부 서울시설사업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뒤 다시 역사를 찾아 귀성객들에게 명절 인사를 전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오후 서울역을 찾아 시민들의 즐거운 한가위를 기원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추석 민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TK지역에서 추석 밥상 주메뉴는 보수결집, 즉 보수대통합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이 보수대통합을 위해 합당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모일 수 있고, 각자도생의 길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추석 후 TK정치권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추석 민심이 보수대통합 쪽으로 이동할 경우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대통합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바른정당 3선 중진 의원들은 오는 10일 만나 추석 민심을 듣고 보수대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문제 등을 겨냥하며 통합 여론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수텃밭인 TK지역뿐만 아니라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그냥 기다리면 누가 자강을 해주나. 우리 스스로 보수 통합을 이뤄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제대로 견제해야 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따라서 추석 민심이 보수대통합 쪽으로 기울 경우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동진정책을 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 자강파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바른정당 자강파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이 보수대통합 명분하에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당에서 통큰 양보를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고, 한국당이 당무감사를 통해 지역구 물갈이를 시도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대로 보수대통합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자도생의 길로 가야한다는 여론이 우세할 경우 TK지역의 지방선거를 겨냥한 표심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TK지역 내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 함께 선거연대를 통해 반(反)한국당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TK지역에서의 일당 독과점 구도를 깨기 위한 특단의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반한국당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의 민심탐색전이 치열한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추석 민심을 통해 인지도 및 지지도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로 전통시장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다지는가 하면 당 공천을 기대하는 후보자들의 경우 책임당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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