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2년차 30대 순경
야간근무 도중 숨져
포항서 2주새 3명 순직
업무부담 감소 대책 절실

임용된 지 채 2년도 안 된 30대 순경이 야간 근무 도중 숨지며 이달 들어서만 포항에서 총 3명의 경찰관이 숨지자 경찰의 열악한 업무 환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선 경찰관의 업무부담을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새벽 3시 10분께 포항시 북구 죽도파출소 소속 최모(31) 순경이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최 순경은 전날 오후 6시 30분 야간 근무를 시작해 음주 폭력 등의 사건을 처리하고, 이날 새벽 1시부터 휴게실에서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새벽 2시 50분께 동료 경찰에 의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최 순경은 8분여 만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의 응급조치에도 차도가 없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문제는 최 순경처럼 과로로 추정되는 사유로 경찰관이 돌연 숨지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지난 20일 포항남부경찰서 장기파출소에 근무하던 고현보(55) 경감이 야간근무를 채 마치기도 전에 심장 이상증세로 쓰러져 숨졌고, 앞서 11일에는 하반기 정례사격에 임하던 이상록(57) 경감이 갑작스런 뇌질환으로 쓰러져 사흘 뒤인 14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렇듯 동료 경찰관이 연이어 돌연사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간업무로 인한 신체적인 피로에다 대민업무를 진행하며 생기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충분한 육체적·정신적 휴식이 뒷받침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주간·야간·비번·휴무`의 4조 2교대 근무가 반복되는 파출소의 경우 출근하지 않는 날에도 자원근무와 비상대기로 적절한 휴식을 취하긴 부족한데다, 근무를 하더라도 휴식이 2시간에 불과해 사건이 몰리면 과로를 피하기 어렵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도 경찰청 차원에서 각 지역을 순회하며 트라우마 등과 관련된 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희망자에 한해서만 받고 있고 시간도 한정돼 전 직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은 “지병도 없이 건강한 젊은 순경이 돌연 숨지는 상황이 너무 허탈하다”며 “경찰 특성상 24시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해 이런 부분은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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