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칠곡군 주최 행사
구직자들 찾아보기 힘들고
운영인원이 오히려 더 많아
행사장인 칠곡국민체육센터
시내버스 정류장 없는데다
언덕에 위치, 접근성 떨어져
“구직자 외면한 행사”

▲ 일자리 관련 기관장 및 기업인 간담회가 끝난 후 일자리 한마당의 모습.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26일 칠곡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7 경북도 산·학·관 일자리 한마당`의 현장모습을 표현하기에 딱 좋은 속담이다.

경북도와 칠곡군이 주최하고 칠곡상공회의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1천500여명의 지원자가 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행사장에는 동원된 고등학생들만이 끼리끼리 모여있을 뿐 정작 구직자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즉석 이력서사진 촬영부스와 타로직업상담과 같은 부대행사 부스에만 학생들이 조금 몰렸고, 실제 참여기업 면접 부스의 면접관들은 찾아오는 구직자가 없어 스마트폰을 하거나 멍하니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일자리 관련 기관장 및 기업인 간담회가 끝나자 그나마 있던 행사장의 사람들이 썰물 빠지듯 자리를 이탈하면서 행사장은 더욱 썰렁해졌다.

구직하러 온 구직자들 보다 운영인원들이 더욱 많았다.

구직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장소의 문제도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칠곡국민체육센터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없다. 기존 시내버스 정류장과는 약 1㎞의 거리가 있는데다 센터가 언덕위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행사에 참여한 구직자 김모(37)씨는 “공무원들 눈에는 나와 같은 구직자들이 자가용을 가지고 일자리 한마당에 다닐 만큼 형편이 좋은 사람으로 보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같은 더운날 행사장까지 걸어오면서 정말 기분이 많이 상했다”며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진정으로 구직자를 위한 행사를 해 주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구직자 이모(35)씨는 “구직자들이 제일 우선돼야 하는 행사에 높으신 분들의 간담회가 끝났다고 모두 나가버리고, 마치 모든 행사가 끝난 것 같은 이런 행사를 왜 하는지 궁금하다”며 “구직자를 위한 행사에 참여한 구직자로서 이런말을 하긴 뭐하지만 이런 행사야말로 예산낭비의 표본”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지역 우량기업 등 80개 기업이 참여해 55개 부스를 운영하면서 현장 면접 채용 형식으로 진행됐다.

칠곡/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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