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근해는 한류인 북한해류와 난류인 동한해류가 합류하는 어장으로 회유성 어족이 풍부하다. 오징어와 방어어장으로 유명하다. 오징어의 성어기는 6월 하순부터 9월까지다. 특히 최성기에는 울릉도 섬 전체가 오징어로 뒤덮일 정도다. 지천으로 잡히는 오징어로 이맘 때쯤이면 울릉도는 가정집 마당과 지붕에까지 건조에 나선 오징어로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런 울릉도에 요즘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다. 주민들의 근심이 크다. 오징어 위판장으로 한참 쏟아져야 할 오징어가 없어 어민들 사이에서는 오징어 씨가 마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예년에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 대개 수온 상승이 원인이었으나 올해는 그것도 아니다. 울릉 독도 해양연구기지에 따르면 울릉도 근해 바닷속 50m 수온이 15.7도로 오징어가 자생하기에 가장 좋은 수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민들은 제철에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이유로 중국어선의 쌍끌이 조업을 의심하고 있다. 현재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어선은 1천200여 척에 달한다. 울릉도 등 동해안의 우리 어선들은 오징어 어족 보호를 위해 낚시로 조업하고 있으나 이들 중국어선은 그물을 이용, 쌍끌이 조업으로 오징어 씨를 말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어선은 세계 곳곳 해역에서 어종의 씨를 말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해안 오징어 집산지인 울릉도에 느닷없이 외지산 냉동 오징어를 대량 들여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민들도 외지산 오징어를 들여온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한다. 이곳 주민들은 왜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울릉도까지 와 어체 처리작업을 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울릉도 특산물 중개업자가 농협중앙회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잡은 냉동 오징어를 구입한 뒤 울릉수협 어판장으로 옮겨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 물량도 무려 2만3천kg으로 7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주민들은 외지에서 잡은 오징어를 울릉도에서 건조시켜 다시 육지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울릉도산 오징어로 둔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울릉 수협관계자는 “그렇지 않다. 오징어 건조때 사용하는 탱기에 울릉수협 인증마크가 들어있지 않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탱기 표시는 의미가 없다. 울릉도에서 나왔으니 울릉도산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울릉도 오징어는 울릉도 앞바다에서 갓잡은 싱싱한 오징어를 청정해풍으로 건조시킨 것으로 맛이 좋다.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주민들도 이런 상품 브랜드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역 특산물 브랜드의 이미지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요즘은 브랜드 가치가 으뜸인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