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출신 `김종휘 眞;풍경` 전
솔거미술관, 11월 12일까지
한국 실험적 구상회화 대표작가
근현대 서양회화사 변천 한눈에
1전시실
세잔 면분할 평면성 발전 작품
2전시실
동양적 평면성 접목

▲ 김종휘作 `향리`

경주 출신의 고(故) 김종휘( 1928~2001) 화백은 고향의 이미지를 다뤘을 뿐 아니라 서양화의 매체로 수묵 산수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화풍을 추구했다. 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우리나라의 흙에서 느껴지는 토속적인 감각이 표출된 토속적인 화풍이다.

오는 11월 12일까지 경주에 소재한 솔거미술관 1, 2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김종휘 眞;풍경`전시는 실험적 한국 구상회화의 대표 작가로 평가되는 김종휘 화백의 1950년대부터 2001년 작고할 때까지의 50년 화업을 돌아보는 대규모 전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홍익대 교수로도 활동하며 한국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김 화백의 대표작 `향리(鄕里)`, `오한(奧閑)`, `취락(聚落)` 등 유족과 국립현대미술관·홍익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종휘 화백은 경주 출신으로 어린 시절 부친을 따라 함경도로 이주한 뒤 고향을 그리는 풍경화를 많이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예술대학이었던 경주예술학교 마지막 졸업생이었던 그는 풍경화라는 구상회화를 그리면서도 추상과 구상을 아우르며 쉼 없는 도전과 혁신 정신으로 한국 서양화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김종휘 화백의 작품에는 한국 근현대 서양회화사의 변천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회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의 이러한 형식 실험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선보인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경주예술학교 시기부터 1977년까지 근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20세기 거장 세잔의 면 분할과 평면성을 발전시킨 작품으로 이뤄져 있다. 홍익대 재학 시기 그려진 두 점의 수채화는 이른 시기부터 김 화백이 기하학적 해석을 시도했음을 알려주고, 1959년 제2회 개인전에 출품됐던`청관(淸館)`,`만추의 흥취`는 이러한 실험이 대상을 해체한 후 색면으로 재구성하는 분석적인 작업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풍경의 재구성 실험은 1960년대 항공사진 구도를 거쳐, 세잔의 `생 빅투와르 산` 연작의 구도를 재해석하고 평면성을 극도로 밀어붙이는 작업으로 나아간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1978년 이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지속된 동양적 평면성을 접목하는 `찬란한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뤄져있다. 세잔의 구도를 실험하던 시기에는 일월오병도와 민화를 참조하는 정도였다면, 이 시기는 화면의 구도, 필묵, 색조까지 전통회화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평면성을 실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 고유의 동양적 색면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풍경화 실험이 이뤄질 뿐 아니라, 마지막 시기에는 그 색면마저 바람과 구름처럼 보이는 붓터치로 해체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들은 크기와 상관없이 광활한 스케일이 돋보인다. 또한 첫 번째 전시실의 작품들과 달리 유화와 수채화의 경계가 없어진 유화와 같은 화면 구성을 갖춘 수채화도 볼 수 있다. 또 이 시기부터 `향리(鄕里)`라는 작품명이 점점 더 많아지다가 말기에는 모든 작품명이 `향리(鄕里)`로 통일된다.

이애선 평론가는 “김종희 화백은 유년의 산과 일요일스케치 여행에서 만난 자연풍경이라는 구상적인 모티프에서 출발해서 자연 일반으로 끌어올리는 추상작업을 이뤘을 뿐 아니라, 회화가 지닌 평면성을 탐구하는 실험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김종휘 眞;풍경`전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문화엑스포와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가 주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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