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남 준

풍경 소리 한 점 구름에 실어 보내나니 처마 끝에 달아내어 맑은 바람 청하거든 내 그리움 기별인지 아시게나 또한 그러시게나 억새밭 서걱이는 바람 소리 들리거든 봉두난발 내 마음의 쑥대밭에 무너지는 한숨소린지 아시게나

시끄럽고 복잡한 세속에서 벗어나 모악산 깊은 골짝에서 외롭게 시를 쓰며 살아가는 시인의 세상으로 띄워보내는 편지 한 장을 읽는다. 그의 선한 심성이 무위의 자연과 만날 때 이러한 한가하고 깨끗한 무욕의 시가 나오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