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영남권 신공항으로 최종 결론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검증결과를 지난 4일 발표했다. 대구시의 용역으로 김해공항 확장 타당성을 총괄 검토한 대구경북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결론적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이 국가 제2관문 공항으로서 역할 수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용역 결과는 정부의 제2관문 건설의 당위성에 상당히 반하는 내용이 많아 국토교통부 등 관련부처와 이해 당사자인 부산 등에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용역검토에서 연구원은 김해공항이 연간 3천8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으나 불합리한 유도로, 계류장 등의 배치로 최고 800만 명 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3.2km 활주로를 1본을 더 만들면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E급 대형항공기는 이착륙 때 중량제한 때문에 노선운영이 곤란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 밖에도 접근성 개선 효과가 미흡하고 소음권역도 3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이번 용역에서 김해공항이 5개 영남권 주민들이 희망하는 안전한 글로벌 관문공항으로서 부족한 점 등이 대거 드러난 만큼 이전할 통합대구 신공항에 기능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공항과 김해공항이 상호 보완적 관계 속에서 기능을 찾아가자는 요구도 했다.

그러나 통합대구 신공항 이전 사업은 지난 2월 예비 이전지 후보지역 2곳을 선정한 이후 반년 넘게 사업에 아무런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할 국방부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반면에 김해신공항 사업은 지난 8월 김해신공항 건설 및 운영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는 등 일사천리 진행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애타게 갈망해 온 대구경북민에게는 지극히 실망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가 이번에 발표한 용역결과를 당초보다 10개월이 늦은 시점에서 발표한 배경에는 원만히 진척되기를 바라는 대구시 나름의 고심이 있었으리라 본다. 이번 발표가 관련부처나 부산시 등을 자극할 우려가 없지는 않으나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해 통합대구신공항 이전사업에 타당한 근거로 활용하는 지혜가 있어야겠다. 가뜩이나 대구공항 이전사업이 군공항 단독 이전문제로 논란을 벌이는 마당이어서 대구시는 논란을 잠재우고 통합된 민의를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신공항 건설에 제동이 될 빌미는 미리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대구신공항 이전은 지역민의 숙원이면서 일의 진척은 순조롭지가 못하다. 특히 새정부 들면서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예감은 아니다. 대구시 등은 이런 점을 잘 고려해 내부 논란을 줄이고 업무는 논리적으로 추진하는 행정력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