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벌써부터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감자와 배추, 무 등 대부분의 채소가 평년대비 60~80% 정도나 올랐다. 살충제 파문과 폭염·폭우가 이어지면서 식탁 물가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밥상 물가까지 고공행진하고 있어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국의 선제적 관리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란은 추락하고, 신선식품은 치솟는 등 먹거리 물가가 출렁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6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 한판 가격이 5천원대로 떨어졌다. 대형마트 판매계란 가격이 6천원대가 깨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살충제 계란 파동 발발 이후 30% 이상 폭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에는 25일 기준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6천864원으로 살충제 파문 직전인 14일(7천559원)에 비해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와 반대로 여타 농축산물 가격은 줄줄이 오름세다. aT가 제공하는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25일 기준 25개 농축산물 가운데 평년보다 도매가격이 낮은 품목은 7개에 그쳤다. 감자와 배추, 무 등 대부분의 채소값이 평년대비 60~80%나 크게 올랐다. 상추(257.3%), 시금치(188.0%), 오이(167.6%), 배추(97.3%) 등 채소는 전월대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역시 각각 평년보다 9.2%, 18.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7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동향은 지역의 물가 역시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대구 소비자물가지수는 102.8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15년(100)을 기준으로 현재 물가 변동 정도를 산정한 값이다.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11.2%,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3.1% 올랐다. 경북 소비자물가지수는 102.39로 2.1% 상승했다. 신선식품 물가지수가 10.0%, 생활물가지수가 2.9% 올랐다.

유통업계에서는 추석을 지나야 비로소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치솟는 밥상물가 관리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에 따른 일부 물가인상 요인도 있지만, 자칫 엉뚱한 이슈에 주력하다가 민생경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밥상 물가, 추석물가 폭등에 밥상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갖가지 악재들로 고단하기 짝이 없는 민생에 물가폭등으로 인한 고통까지 겹쳐 짓누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슬기롭게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