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북핵리스크가 세계 증시를 흔들었다. 아직 끝난 이야기는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동안 미국은 북한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먼저 북한을 공격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동을 공격해서 석유를 사고 팔 때 달러로만 거래하도록 하는 장악력을 얻었다. 그 결과 모든 국가가 에너지 구입을 위한 외환보유고에 달러를 쌓아야 한다. 그 만큼 달러의 가치가 높게 유지될 수 있고,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생기게 된다. 사실 전쟁에도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데 북한 공격은 이러한 경제적 대가를 기대할 수 없다.

미국이 북한을 손보지 않았던 다른 이유는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싫어서였다. 과거 케네디 대통령 시절 소련이 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배수의 진을 쳤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코 앞은 늘 예민한 법이다.

그런데 이제는 북한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막 나가는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아니다`가 대세였다. 왜냐하면 북한을 단번에 제압하지 못하면 생각하기 싫은 보복이 따르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은 여러 군데 나눠서 배치돼 있고, 심지어는 바다 밑에도 묻혀 있다. 원샷(one shot)에 끝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북한에 흥미를 갖고 있어 보인다. 추락하는 그의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복의 위험이 따르지만 현대전의 핵심인 컴퓨터 해킹이나 정보통신망 교란 등을 포함해 북한을 한번에 잠재울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1990년대 위험을 생각해서 북한 공격을 포기했던 클린턴과는 다른 인물이다. 특히 트럼프가 유일하게 의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선조치 후보고 할 수 있는 것이 국가비상시 미사일 단추를 누르는 일이다.

이런 시도가 성공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둘 수 있고, 중국을 코 앞에서 위협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짐승이 머리가 굵어지면 대우받기를 요구하는 것처럼 중국도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고 있다. 북한을 공격해서 올라오는 중국의 기세를 꺾을 수 있다면 미국인들은 “역시 US”를 외치며 트럼프를 칭찬할 것이다.

만일 이 선택에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되면 트럼프는 중국에게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테니 그 대가로 무역협정을 다시 하자”며 실리를 챙길 수도 있다.

이렇게 미국의 북한 공격 확률은 계산하기 어렵다. 그러면 하지 말자. 알 수 없는 일을 갖고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다. 즉 이 사건을 단기적인 베팅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좀 길게 보면 이 사건은 증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연못의 파동처럼 지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트럼프를 비롯한 어떤 정치적 요인도 아니고, 인구노령화에 따른 금융자산 가격 거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것임을 기대하면서 평소 사고 싶었던 주식을 매집하면 된다.

어떤 주식이 좋을까? 믿을 수 있는 것은 배당수익률이다. 만일 당황스런 사태가 발생하여 주가가 폭락하면 배당수익률이 급등한다. 그것은 손에 넣은 것이다. 배당주가 배당성향만 높은 것이 아니라 배당을 줄 수 있는 이익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주는 기대했던 이익들이 나오지 않아서 옥석이 가려지는 단계다.

하나 더 생각해볼 것은 환율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그 비용 부담을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도 북한을 미국에 맡겨 둘 수는 없다. 통일비용을 미리 지불해야 하고, 이 경우 재정부담이 된다. 그 만큼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해외투자가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