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한달 앞두고 7명 물망
종단 개혁 요구 잇단 법회
공명선거 촉구 결의문 발표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불교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종단 계혁을 요구하는 촛불법회가 3차에 걸쳐 열리는가 하면 공명선거 촉구 결의문 발표와 일부 정치수좌의 선전선동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집행부의 입장발표 등으로 종단 안팎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조계종은 오는 10월 12일 현 자승 총무원장 8년 체제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이끌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총무원장은 향후 4년 간 실무를 총괄하는 종단 최고 결정권자일뿐 아니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의장으로서,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 6개 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다보니 불교계를 비롯해 일반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35대 총무원장 선거는 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2009년 압도적 지지로 제33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뒤 2012년 `백양사 도박사태` 당시의 약속을 번복하고 재임에 나서면서 적잖은 불협화음을 빚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현행 총무원장 선출제는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지난 1994년 종단개혁 때 도입됐으며 금권·과열 혼탁 선거 등 폐단이 발생해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청정승가 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3차 조계종 적폐청산 촛불법회를 열었다. 이 집회엔 최근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일부 선승들이 가세하면서 우중에도 1천여 명이 모였다.

청정승가 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는 촛불법회의 취지에 대해 “한국불교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적폐를 청산하고, 청정승가 공동체 회복을 통해 한국불교를 새롭게 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조계종의 자정과 적폐 청산을 촉구해왔다. 촉구내용은 △충남 공주 마곡사 금권선거 △적광스님 폭행 사건 △자승 스님 사제인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 문제 등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중앙종회의원들이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결의문이 발표된 것은 지난 달 13일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는 이번 선거를 `승가다운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종단 안팎의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반해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1일 대변인 기획실장 주경 스님 명의로 `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한 총무원 집행부 입장`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총무원은 “제방 수행 대중은 종단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일부 정치적 선전선동 행위에 대해 바른 안목과 정견으로 판단하시기 바라며,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한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현재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 시한(9월 18~20일)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아직 공식적으로 직접 나서 출마 의사를 밝힌 스님은 없는 가운데 6~7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수덕사 방장인 설정 스님을 비롯해 중앙승가대 총장 원행 스님, 한국선원장 수불 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육조사 선원장 현응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스님들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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