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량 오히려 부담 될 소지… 현행 9등급제는 유지
학습량 오히려 부담 될 소지… 현행 9등급제는 유지
  • 연합뉴스
  • 등록일 2017.08.10 20:46
  • 게재일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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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능 개편 시안 발표

▲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박춘란 차관이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통합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절대평가 범위가 확대됨과 동시에 사실상 출제과목도 늘어나는 모양새여서 실제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탐구영역` 선택과목 축소·`통합사회·통합과학` 신설 등
교육부, 1과목 줄고 1과목 늘어 응시영역 수는 `같은 꼴`
문·이과 통합 땐 높은 경쟁률 유발 가능성에 우려도

◇응시영역은 똑같이 7개… 출제과목은 사실상 증가

정부가 내놓은 2가지 시안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7개 영역으로 이루어진다.

교육부는 올해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탐구영역이 1과목 줄고 통합사회·통합과학 1과목이 늘어 응시영역 수가 똑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학교에서 따로 수업하는 별개 과목이다.

특히 통합사회는 현행 일반사회·지리·윤리·역사, 통합과학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에서 배우는 내용을 융합한 것이다.

기존에 8개 과목에서 배운 개념을 합쳐놓은 영역이므로 학생들은 사실상 8개 과목을 공부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문과 성향의 학생들은 기존에 수능에서 피할 수 있었던 과학분야를, 이과 학생은 사회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학습량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선택과목도 계속 수능 출제영역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수능이 단계적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탐구과목은 상대평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이럴 경우 국어, 수학과 함께 학생들이 변별력이 가장 큰 영역이 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통합사회·통합과학의 경우 여러과목이 결합된 형태인 데다 선택과목에 제2외국어와 한문까지 응시한다면 공부해야 할 수능 과목이 실제로는 현행보다 늘어난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심리적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9등급 절대평가 적용 과목에 `눈길`

정부 시안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절대평가 범위 확대다.

현행 수능의 경우 영어·한국사를 뺀 나머지 과목은 상대평가다.

학생들의 점수를 바탕으로 누적 백분위를 산출한 뒤 상위 4%까지는 1등급, 11%까지는 2등급, 23%까지는 3등급을 주는 등 9개 등급으로 나누는 식이다.

정부는 수능 상대평가가 학생 간 무한경쟁을 촉발하고 난도가 높은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출제하게 만든다는 점을 들어 절대평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어와 한국사처럼 절대평가 영역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영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을 받고, 10점 단위로 등급이 바뀐다. 한국사는 50점 만점에 4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이고 5점 단위로 등급이 떨어진다.

교육부의 두 가지 시안을 보면 1안은 국어·수학·탐구과목을 상대평가로 남겨두고,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국어·수학과 탐구과목에서 최소한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에 대한 수험생의 시험 부담을 줄이고, 아랍어 쏠림 현상 등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왜곡현상도 줄일 수 있다.

2안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변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학생들은 다른 학생의 석차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이 해당 영역의 성취 기준을 제대로 충족했는지 점검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절대평가 체계는 영어·한국사와 같은 9등급이 될 전망이다.

등급을 더 나누면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증가해 절대평가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고, 등급을 줄이면 변별력이 너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수능 시안 발표에 앞서 진행한 기자단과의 토론회에서 5등급제 도입 가능성에 대에 “현행 등급(9등급제)으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이과 통합 `절반의 성공`

인문사회·과학기술의 기초 소양을 학생들에게 길러주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문·이과를 통합한다는 새 교육과정의 취지는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에서 완벽하게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안과 2안 모두 수학 영역에서 현행과 같은 가형/나형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현행 수능 역시 한국사를 제외하면 모든 과목을 학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본인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수학 가형/나형을 선택할 수 있지만, 각 대학의 전형방식에 따라 이과 지망생은 주로 가형을, 문과 학생들은 나형을 택해 왔다.

현행 수능 수학 영역의 경우 가형은 미적분Ⅱ와 확률·통계, 기하·벡터 등의 범위에서, 나형은 수학Ⅱ와 미적분Ⅰ, 확률·통계 등의 범위에서 출제된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모든 학생이 치르게 되지만 탐구영역 또한 일반선택과목 1과목을 택하는 체제로 현행과 비슷해 문과 학생들은 사회탐구를, 이과 학생들은 과학탐구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이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 선택과목을 요구할 경우 문·이과 체제는 사실상 유지되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문·이과 과목을 합칠 경우 수학은 문과형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될 경우 이과 선호현상이 강해져 이과 쏠림현상이 생길 수 있고, 일부 의대의 경우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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