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 희
아이
하나가
벌써, 말을 하던가요
`엄마`
저의 일은 땅 위에 눈물 하나를
가만히 놓고 가는 일뿐이에요
라고
하늘에 망망히 웃는
아침 꽃밭가에서
우주의 한 현상이면서 사소한 일의 하나인 이슬 한 방울 내리는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시인의 인식이 참 밝다. 이슬 한 방울도 한 아이가 태어나는 일에 비유하며 생명을 얹어놓고 있다. 그냥 왔다가 햇살에 말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물 한 방울 흘리고 가는 일로 읽어내고 있다. 하물며 이슬 한 방울도 이 땅에 의미없이 왔다 사라지는 일이 아니거늘 우리네 한 생은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인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