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숙원 사업이었던 포항시 남구 상도동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개발사업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2007년 포항시 흥해읍 성곡리로 이전키로 했던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이 터미널 측이 현 위치에 재건축을 희망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터미널 측은 지난 3월 현 터미널 부지에 백화점과 호텔을 포함한 고속버스, 시내·외 버스, 택시 등이 어우러진 복합환승센터를 건립기로 전격 제안하고 제3자 사업자 공모를 경북도에 요청했던 것. 경북도와 포항시는 터미널 측 요구를 받아들여 제3자 공모까지 가는 행정절차를 밟았으나 심의과정에서 포항시의 반대로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무산되고 만다. 이에 따라 포항터미널측도 거세게 반발했다. 터미널 측은 여객자동차터미널 사업권 반납과 자동차정류장 시설해제 요청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지금까지 포항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터미널 측은 31일까지 데드라인을 두었던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 면허증 반납이라는 강수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한 두달 정도 더 시간을 갖고 유통 대기업을 대상으로 백화점 유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대기업 유치에 성공하면 즉각적인 사업신청과 함께 일반복합환승센터 건립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은 1985년 개통한 30년이 넘은 낡은 시설이다. 노후된 건물로 곳곳에 안전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주차시설 부족과 편의시설도 낡아 이용객들에게 많은 불편을 준다. 현대화된 타도시 정류장에 비해 정류장으로서의 기능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외지인이 들락날락하는 곳이어서 포항시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전국의 도시들이 도시재생 사업에 공을 들여 도시 이지를 끌어올리려 하는데 반해 포항시의 시외버스터미널은 포항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애초부터 공청회나 설명회 한번없이 기존의 도시교통계획 등을 변경하려 했던 경북도와 포항시의 부족했던 행정력을 나무랄 수 밖에 없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사업은 도시이미지 제고와 시설의 노후라는 점에서 시급성을 요하는 사업이다. 그렇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사업의 본질이 훼손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포항시는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사업이 포항 발전의 장기적 안목에서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 것이 옳은지를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과 시민들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행정을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대구를 비롯 인천, 울산 등 전국 대도시에서 많이 진행되는 개발형태이나 포항시에도 적합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심사숙고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 행정의 절차적 문제나 조급성으로 인해 시민들의 여론이 갈라져서는 안 된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사업에 대한 합리적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