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중부선(포항~삼척)의 완전 개통은 동해안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대륙교통수단에 연계된 경부선, 호남선 등에 밀려 후순위 사업으로 냉대를 받았던 동해중부선의 개통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매우 뜻 깊은 행사로 기억될 수 있다. 포항~삼척 간 전 구간이 모두 개통되면 기존의 삼척선(삼척~동해)이 동해중부선으로 편입된다. 최종적으로는 남쪽으로는 동해남부선(포항-부산)과 북쪽으로는 영동선과 연결되어 동해안 일대의 철로망이 완성되는 모양을 갖추게 된다.

현재 포항에서 삼척까지 버스로 약 3시간 10분 걸리는 이동시간이 철로가 완성되면 약 1시간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고속도로와 철로 모두가 없어 고통을 받았던 동해안 주민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있는 소식은 없다.

동해중부선 1차 개통구간인 포항~영덕 구간이 올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포항~영덕 구간 4개 역 가운데 장사역이 무인 간이역으로 건립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한다. 주민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수요 예측이 잘못됐다”며 “정상적인 기차역 시설을 갖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건립 중인 장사역은 220㎡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눈비만 겨우 피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만 갖추게 된다는 것. 대합실이나 매표소도 없고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기계설비 공간만 갖춘 황량한 모습이라고 전하고 있다.

장사역이 무인 간이역으로 건립된 이유는 이용객 예측이 기준에 미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기준에 의하면 하루 이용객이 300명을 넘어야 일반역으로 건립할 수 있다고 한다. 민간 용역의뢰 결과, 장사역의 경우 하루 이용객은 65명으로 추정됐다. 주민들은 “지역여건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비현실적 수요 예측”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동해중부선의 파급효과 등이 계산되지 않은 단순 조사로 예측의 오류라는 주장이다. 특히 동해중부선이 개통되면 관광수요가 크게 늘어 무인 간이역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인 간이역으로 운영될 경우 일어날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다. 농촌지역 노인들이 많이 이용할 역에 안내할 직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안전대책에 대한 사실상의 방치다. 기준만 따졌지 지역민에 대한 배려 행정은 없어 보인다. 시골역 정도라고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동해중부선은 앞으로 영일만 신항과 배후 산업단지의 물류수송과 함께 청정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가 예상되는 기간 교통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1차 개통구간 역들이 대체로 주차 공간과 편의·휴게시설 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공단은 운영 상태를 봐가며 고치겠다고 하지 말고 선제적 대응 조치를 보여주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