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이른바 `디터우족(低頭族)`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목숨까지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전 스마트폰을 하다 육교를 내려오던 여성이 발을 헛디뎌 숨진 사고가 있었다.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육교를 내려오다가 아래로 굴러떨어지면서 계단에 머리를 부딪친 뒤 육교 밑까지 떨어졌다. 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또 다른 10대 청소년은 스마트폰을 보며 공원을 산책하다가 호수가 있는지도 모르고 물에 빠졌다. 인적이 드문 밤 시간대여서 주변의 도움도 받지못해 갓 중학교를 졸업한 이 남학생은 결국 물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까지 스마트폰을 보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잦다. 차량이 도로로 진입하는데 왼쪽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가 그대로 부딪치는 사고를 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몇 미터를 날아가 떨어졌지만 가까스로 생명은 건졌다. 경찰 조사결과 오토바이 운전자는 운전 중에 고개를 숙인채 연신 휴대전화를 쳐다보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당국은 이처럼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디터우족이 보행 중 스마트 폰을 보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을 방법은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터우족들은 길을 건너면서 메시지를 보내고, 게임을 하고, 심지어 인터넷 쇼핑까지 처리한다. 그만큼 중국인들도 스마트기기에 대한 의존율이 높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15년 상반기 중국의 휴대폰 중 스마트폰 사용비율이 이미 62%에 도달했으며, 이는 유럽의 평균 수준인 55%를 이미 넘어섰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 못지않게 높은 스마트폰 사용비율을 자랑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015년 공개한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 가입자는 약 5천8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스마트폰 가입자는 4천230만 명에 달했다. 디터우족이 결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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