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 문

보이지 않는 것은

역시 보이지 않는다

밤은 깊다

살아도 알아도

서투른 곳

이 밤의 마지막 등불

끄고 침대로 간다

잠을 자려고

잠이 들면

보일까

보이지 않는 것은

한 때 지역의 포스텍에서 강의를 하셨던, 우리 시대의 진정한 철학자이며 시인이었던 선생이 얼마 전 타계하셨다. 이 시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와 만나기란 얼마나 힘든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절실하고 끊임없는 욕망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은 이승을 떠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궁구의 시간들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 모두의 운명적인 의문이고 숙제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