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구 동구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서 AI 청정지역인 대구·경북 가금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대구시는 대구 동구의 한 가금류 거래상인이 보관 중이던 토종닭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명났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AI 발생농가 1곳에 설치한 통제초소 및 거점 소독시설을 24일부터 북구, 동구, 수성구 주요 도로변으로 확대하는 등 방역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북도도 대구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비상이 결렸다. AI가 발생한 대구의 가금류 거래상인이 군위·의성 등 경북지역 전통시장에서도 닭과 오리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해당상인이 가금류를 판매한 전통시장 13곳에 방역 차량을 동원해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소규모 농가 등을 대상으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경북지역은 지난해 발생한 AI 파동에도 선제 대응 등으로 현재까지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전국을 휩쓴 AI는 최악의 피해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초기 무서운 속도로 번지기 시작한 AI는 50일 만에 살처분 한 가금류가 3천만 마리를 넘어섰다. 피해액도 1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생산농가는 물론이요 육가공업계, 사료업체, 음식업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입힌다. 지난해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계란 값 폭등으로 수입 계란이 들어오는 소동까지 벌여야 했다. AI는 국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당국이 AI 발생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도 이런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한 것이다.

대구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앞으로 어떤 추이를 나타낼지 모르나 보다 확실한 초기 대응으로 AI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한 상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방치한 결과가 빚어졌으나 지금이라도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AI 발생으로 복날을 앞둔 칠성시장 상인들은 벌써 직격탄을 맞았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로 올 4월까지 장사를 못한 영세 상인들은 불과 2개월 만에 또다시 AI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AI는 닭, 오리 등 야생조류에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된다. 한 번 발병되면 전염 속도가 걷잡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고병원성은 사람에게도 전염되기 때문에 감염돼 살아있는 조류와는 직접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응 방법은 철저한 방역활동과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방역 당국의 AI 대응이 필요하다.

대구에서 발생한 이번 AI는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점도 많다. 소규모 가축상인 등에 대한 교육 강화 등 피드백에 의한 대응책 마련이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