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 설립한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이 있다. 성숙한 기부문화 확산으로 사회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액 기부자 클럽이다. 1억 원 이상을 5년 이내에 납부하면 정회원이 될 수 있다.

2010년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회장인 빌 게이츠가 만든 자선단체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도 비슷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기부 규모는 우리와는 다르다.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했고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자선단체 설립을 주도한 버핏과 빌 게이츠는 죽기 전에 `더 기빙 플레지`를 통해 자신 재산 99%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들이 소지한 재산 규모가 약 90조와 80조 원에 각각 달한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용기있는 결정이다. `더기빙플레지`에는 현재 세계 14개국에서 137명의 부호가 서명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도 있다. 가진 자들의 통근 기부다.

우리나라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대표적 가문인 경주 최부자 집도 비슷한 스토리가 숨어 있다. `부자 3대 못 간다`는 속담을 무시하고 10대가 부를 이뤄간 집안이다. 1600년대 초 가문을 일으킨 최부자 집은 12대손 독립운동가 최준 선생이 전 재산을 학교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부자역사를 마무리 했다. 최부자 집 가훈 중에 눈여겨 볼 것이 많다. “재산을 만석이상 지니지 말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마라”, “사방 백리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것 등. 요즘 말로 표현하면 사회공동체를 위한 기부 개념이 그 속에 있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사는게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도와 살아가라는 기부철학이 엿보인다.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가입자 가운데 47%가 기업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비즈니스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무원도 2%정도 보인다. 공직사회 입문을 두고 턱없이 높은 자문료를 받았던 인사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들에게 아너 소사이어티는 무얼까 궁금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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