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문화유산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하고 있다. 예컨대 피라미드, 만리장성, 타지마할 등이 이런 경우다. 우리나라에도 불국사, 석굴암 등 여러 문화재가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으며 고인돌도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 고인돌은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그중에서 서해안 지역이 가장 밀집돼 있는 곳이라 한다. 고창, 화순, 강화지역 고인돌은 보존상태가 좋다. 밀집도나 형식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존가치가 인정된다. 그래서 이 3군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유네스코에서 이곳의 고인돌은 형성과 발전과정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도 한다.

고인돌은 `돌을 고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 무덤 형식이며 유일한 유적이다. 기원전 1천년 무렵을 청동기 시대의 시작으로 본다면 고인돌의 역사는 꽤나 오래됐다. 지석묘(支石墓)로도 불리는 고인돌은 3가지 형식을 보이고 있다. 지상에 4면을 판석으로 막아 묘 실을 설치한 뒤 상석을 올린 형식이 첫 번째다. 이북지방에서 많이 발견돼 북방식이라 한다. 지하에 묘 실을 넣고 그 위에 돌을 괴는 형식으로 중부 이남지역에서 많이 발견돼 남방식이다. 지하에 묘 실을 만들었으나 남방식과는 다르게 돌을 괴지 않는 개석식이 있다. 고인돌의 덮게 돌 무게는 보통 10t 미만이나 큰 것은 20~40t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선사시대에도 이렇게 큰 돌들을 옮겼다고 생각하니 선조들의 유산을 허투루 다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경산지역에 분포돼 있던 고인돌이 행정당국의 무관심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경산시 용성면 곡산리 일대의 고인돌은 한 때 31기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금은 4기밖에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용성면 말고도 경산지역에서만 100기가 넘는 고인돌이 있었다고 한다. 흔하다고는 하지만 고인돌의 훼손과 분실을 방치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잘 관리 보존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지역의 귀한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남겨두게 될 것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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