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주호영(오른쪽)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국면을 거치면서 동지에서 적으로 갈라선 바른정당 탈당파와 잔류파가 충돌했다. 양측은 `먹던 우울에 침 뱉나`, `들쥐·하이에나` 등 상대를 자극하는 용어를 써가며 맹비난했다. 특히, 바른정당 탈당파인 김성태 의원의 발언이 단초가 됐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은 `최순실 폭탄`을 피하는 도피용, 면피용 정당은 됐으나 진정한 보수의 바람을 담아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백로처럼 독야청청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다. 어쩌면 편하게 정치할 수도 있었다”며 “다 망해가는 자유한국당에 들어가려 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바른정당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탈당파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제가 김 의원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따져보려고 전화해도 휴대폰 (번호)가 바뀌었고 사무실에 전화해도 안 되더라”며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한때 노동운동까지 했던 그의 정치 역정이 음식물 찌꺼기를 찾아 헤매는 들쥐 신세가 돼 한심하다. 그렇게라도 한국당에 빌붙어 기생하고 싶나…. 이 들쥐 같은 인생아”라며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유승민 전 대선 후보 측 이종훈 전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썩은 고기를 쫓는 하이에나”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행보에 여론 역시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급기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성문을 띄우기도 했다. 탈당파인 장제원 의원은 “오히려 (한국당으로의) 복당이 불허돼 완전히 버려졌으면 좋겠다는 자학까지도 해봤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등돌린 여론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는 “바른정당 탈당파들은 당분간 조용히 지낼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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