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포항 죽도시장 등
대권주자들 찾아 지지 호소

▲ 지난 18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인근 육교에서 시민들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와 경북의 민심은 시장에만 있나요?”

지난 21일 포항 죽도시장을 지나던 한 20대 젊은이는 이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언제부터인가 대구와 경북의 `민심 바로미터`로 전통시장이 꼽히고 있다. 대구의 서문시장과 포항의 죽도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선거 운동원들은 후보가 찾지 않더라도 오천시장과 영천시장 등에 자리를 잡는다.

대구와 경북에서 시장 방문에 가장 공을 들이는 후보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다. 홍 후보는 지난달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진행했다. `5·9 장미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7일에도 서문 夜시장을 방문했다. 지난 21일의 포항 죽도시장 방문을 포함하면 공식 일정으로만 3차례다.

한국당 측은 “홍준표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표방한다”면서 “서민 대통령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시장 마니아`다. 안 후보는 당내 후보 경선이 진행될 때, 포항 죽도시장을 찾았다. 대구를 방문한 지난 18일에도 서문시장을 찾았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시장 방문을 빼놓지 않았다. 지난 3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데 이어, 10일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했다.

대선 후보들의 시장 방문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시장을 방문하지 않은 후보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했지만, 서문시장 방문 일정은 없었다. 급기야 19일 서문시장을 찾은 추미대 대표가 “우리가 잘못한 것 같다. 선거 끝나기 전에 꼭 모시고 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런데 대구와 경북을 벗어난 대선 후보들의 행선지는 조금 다르다. 부산을 방문하는 대선 후보들은 상징적인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을 뒤로하고 서면을 찾는다. 대전에서도 으능정이 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는가 하면, 광주를 찾은 후보들은 금남로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서민 대통령`을 표방하는 홍준표 후보 정도가 대전 신탄진 시장을 방문하는 정도다. 서울·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다. 남대문·동대문 시장보다는 광화문과 종로가 첫 방문지로 꼽힌다.

정가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이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면서, 언제부턴가 보수표를 공략하기 위한 상징적인 장소로 시장이 선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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