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D-19
문재인 `삼디` `오지` 발음에
안철수는 단설유치원 `곤욕`
홍준표도 수차례 구설 올라
대선후보들 잦은 말 실수가
유권자 외면상황 부를 수도

대선 후보들의 말실수가 대선 판도의 `돌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들의 말실수는 유권자들을 웃게 하기도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표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 선거에서도 뜻하지 않은 말실수로 피해를 본 사례가 적잖았다. 정동영 의원은 17대 대선에서 `노인비하` 발언으로,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몽준 전 의원은 아들이 SNS에 남긴 국민 폄하 글이 문제가 돼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바 있다.

19대 대선에서 지금까지 말실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인사는 단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지난 11일 안 후보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2017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서 “대형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지금 현재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을 보장하고 시설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대형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발언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유치원 발언 이후 여성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로 돌아서면서 팽팽했던 양측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름을 잘못 부르는 실수를 저질렀다. 박 대표는 지난 17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에서 “문재인이 되어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외쳤다. 박 대표는 “안철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제가 일부러 한 번 실수를 해봤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가장 많은 말실수를 한 대선 후보로 손꼽힌다. `문재인 어록`이 있을 정도다. 실제 문 후보는 지난 1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통신 공약 정책 발표회에서 “차세대 `오지(5G)` 통신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주파수 경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기술 용어인 `5G`를 `오지`라고 읽은 데 이어 `3D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었다가 논란이 됐다. 문 후보 측은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실수가 아니라 의도한 것이란 해명했다.

문 후보는 또 이름과 지역을 잘못 말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유죄를 받으면 `사면 안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입장 밝힐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문 후보는 “이재명 부회장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같은 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착각한 것이다. 문 후보는 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게 “유시민 후보”라고 불러 심 후보가 “유승민 후보”라고 바로잡아주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 17일 수원역 광장 연설에선 “서울 시민께 보고드립니다”며 수원시민을 서울시민으로 잘못 발언했다. 그야말로 실수의 연속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스스로 부패한 보수라고 실수를 해 일명 `셀프 저격`을 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 파주시 임진각에서 보수대통합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부패한 보수를…”이라고 발언을 한 뒤 잠시 머뭇거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홍 후보는 곧바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희생을 부패한 보수로 매도하고, 이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피땀 흘린 헌신을 청산돼야 할 적폐라고 선동한다”고 바로 잡기도 했다. 이외에도 홍 후보는 자신이 졸업한 영남고를 `삼류`로 지칭하기도 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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