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지난 18일 학생회관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포스텍으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을 떠나려는 포스텍 학생들에게 현지 사정을 설명해주고 있는 광경을 봤다.

이제 포스텍에 프랑스, 미국, 독일 학부 교환학생이 들어와 있는 것은 흔한 풍경이고 대학원에서는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외국인 학생들이 유학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학부든 대학원이든 거의 10%가 넘어서는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30~40년 전과 비교하면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 대학에는 외국인 학생이 거의 없었고 따라서 대학 내에서 영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 포스텍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될 정도로 캠퍼스 내에서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도 유학생이 있었지만 영어권 국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영어권 국가의 대학들에 집중적으로 유학을 갔고, 유학을 보내는 대학은 아시아나 중남미 대학에서 대다수 유학생을 보냈다. 그러나 전세계 유학생 500만 시대인 이제는 유학생을 받는 대학과 보내는 대학이 여기저기 뒤엉켜있는 상태이다.

중국이나 한국 같이 전통적으로 유학을 많이 보내는 나라에서도 이제 유학생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대학 내 외국인 학생들 중 학위과정 60%, 비학위 과정 50%는 압도적으로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 유학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겠지만 양국 국교의 정상화와경제적으로 하나의 시장권으로 묶이면서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10만 명 유학생 시대를 맞이한 한국에서 중국인 학생이 거의 6만 명에 가까운데 이는 인구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비율이 된다.

최근 사드(THAAD) 문제로 유학생이 감소할 우려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중국 유학생이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낮은 문화적 차이와 비교적 적은 생활비, 높은 안전도 등이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한류의 영향은 비학위과정 연수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한다.

외국인 유학생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중국인 유학생의 경우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하나는 질적인 문제이다. 한 예로 일부 중국인 학생들이 강의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등록만 한 후 취업을 하는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학생들 대부분은 중국 내에서 대학에 들어갈 수 없어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케이스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 교육부에서 유학생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교육적 관리라고 할 수 있다. 교육적 관리는 영어강의를 확대하고 글로벌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과 프랑스의 경우 자국 언어를 공부하도록 강요해 왔으나 최근 글로벌 시대에 있어 일본 대학들도 영어 강의를 확대하고 있으며 나폴레옹이 세운 프랑스의 유명한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의 경우 모두 영어로 강의하는 등 글로벌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번째는 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습득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나라에 돌아갔을 때 한국의 네트워킹을 풍부하게 확장할 수 있는 첨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첫째,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들어온 유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질 관리, 둘째, 양질의 교육 제공, 셋째로 한국 문화 습득을 통해 한국의 팬(fan)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유학생 10만 시대에 유학생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학생들을 철저히 관리해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진정한 글로벌 유학 환경이 갖춰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