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의 중금속 오염 소식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포항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전국 1위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지역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의 신성철 경제환경국장이 최근 현지에서 개최된 환경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환경부 미세먼지 배출량 통계에서 포항시가 연간 2만7천833t, 당진시는 2만7천411t으로 각각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1, 2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포항과 당진 두 도시 모두 철강업체가 밀집하고 있는 철강산업중심 도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철강기업체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산먼지가 총미세먼지 발생량을 증가시키고 있는 원인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당진이 중국과 훨씬 가깝고 화력발전, 석유화학단지 등 미세먼지 오염이 특히 심한 서해안에 입지한 점을 고려할 때 포항의 미세먼지 발생이 최악이라는 통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대기 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미세먼지 관련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포항철강공단과 인접한 포항시 해도동 주민들이 최근 철강공단 기업체의 분진발생 시설 개선을 요구한데 이어 포항 두호동 주민과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두호주공1차 재건축 현장의 석면 분진 배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너무 작아 호흡기를 그대로 통과해 체내에 쉽게 축적된다.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면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μm 이하면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안구질환이나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비롯해 천식 및 아토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미국 암학회는 초미세 먼지가 1㎥당 10μg(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사망률이 7% 증가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병원 및 아주대 공동연구진은 수도권에서만 1년에 성인 1만5천여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과 비교할 경우 3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국내 미세먼지 중 중국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대개 30~40%이며 나머지 50~70%는 국내 요인이라는 뜻밖의 연구결과도 있다.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건설장비에서 내뿜는 배출가스,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분진, 공업단지에서 나오는 연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숯가마 찜질방이나 직화구이 음식점 등 발생요인이 다양하다. 국민들은 소리 없는 살인자 미세먼지를 환경불안 1위(80%) 요인으로 꼽고 있다. 미세먼지를 환경재난으로 인식해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중이다. 포항시 당국과 민간이 함께 나서서 하루빨리 미세먼지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