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대선` 본선에 나설 각 당 대선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TK정치권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분오열돼 역할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바른정당이 경선을 실시해 처음으로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확정한데 이어 나머지 정당들의 본선 구도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본선무대에 한발짝 다가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등이다.

이미 대선후보로 선출된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를 포함하면 일단 5자 구도지만 민주당을 제외한 범보수와 중도 진영 후보의 연대 내지는 단일화 여부에 따라 양자 또는 다자구도가 될 변수는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문(비문재인)진영 연대 추진을 위한 대선출마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할 경우 협상력이 커져 비문연대 결성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 정당지지도에서 1위는 단연 더불어민주당이다. 하지만 2위는 여전히 무당층이다. 3월 4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무당층은 23%였다. 특히 대구·경북(TK)에서는 무려 30%에 이른다.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지역민들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지지할 정당을 못 찾았다는 이야기다.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을 지지하기도 어렵고, 야당을 선택할 수도 없어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지역민심을 반영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다고 한 응답자 중 끝까지 지지후보가 없다고 한 응답자가 50%에 달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간다. 대선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 민심은 아직 상당한 유동성을 띠고 있음을 드러낸다. 자유한국당은 31일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고, 민주당은 내달 3일(결선투표 시 8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국민의당은 다음달 4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62.9%의 지지율로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후보는 T·K출신 대통령의 대를 잇기 위해 본선무대에 진출한 선두주자가 됐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전직 대통령과 일부 세력 때문에 보수 전체가 매도당해서도 안 되고, 매도당할 이유도 없다”며 “이 나라를 지켜온, 이 나라를 만들어온 보수가 이제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세력 절대 우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버린 대선판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인 TK정치권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승패를 떠나, 51대 49의 권력지도를 만드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치의 핵심기능이다. TK정치권이 중심역할을 찾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나라의 명운을 살려내려는 순정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어리석음을 과감히 청산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