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공장이 장기간 악성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고철장 미세먼지 배출로 그동안 포항시로부터 3차례 고발 및 개선명령의 행정처분을 받았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개선하기보다는 임시방편용 땜질식 조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오염배출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원료야적장인 고철장에서 미세먼지가 배출돼 포항지역의 대기를 악화시켜온 세월은 수십 년을 헤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는 물론 포항시 등 관계기관도 강력한 해결의지를 갖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마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개선명령조치 이행에 따라 2억원 가량을 투입해 일부 시설을 보완했으나 미세먼지 배출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대기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대두된 이래 철강업체들은 수백억원을 쏟아 부으며 환경오염 방지시설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원료야적장 미세먼지 배출 차단을 위해 지난 2012년 6기, 2015년 3기 등 도합 9기의 밀폐형 사일로로 교체했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설립 당시부터 고철원료저장소를 건물 안에 설치했고, 집진시설까지 갖춰 밀폐형이나 다름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유독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제철소 건설 이후 40년 넘게 사용해온 고철장의 환경시설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업장의 고철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바람이 심하게 불 때면 고철장 주변이 온통 뿌연 스모그로 뒤덮이기도 한다. 인근 K주유소 직원들이 미세먼지 고통을 호소하자 자사 소속 화물차 또는 장비차량을 이 곳 주유소에서 주유하도록 해 `입막음용` 조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발생이 부쩍 잦아지면서 대구·경북지역의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전국 각지에 발령된 초미세먼지 특보는 모두 85차례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특별히 영남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보다 높고 화학물질의 대기 배출량도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제철소 특성상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지역민들이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환경오염 방지시설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여론이다. 미세먼지는 `은밀한 살인자` 혹은 `죽음의 먼지` 등으로 불릴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이다. 지역민들의 건강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원을 대책 없이 봐줄 이유라곤 전혀 있지 않다. 현대제철의 대기오염은 납득할만한 조치를 통해 하루빨리 차단돼야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는 잠시도 유보될 여지가 없는 생존의 필수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