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장 원료야적 고철장, 악성 대기오염 유발
민원·개선명령 잇따라도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
당진공장·포철·동국제강은 밀폐형 시스템 갖춰
시민들 “지역 투자 않으면서… 근본적 해결해야”

▲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원료야적장에서 수십 년째 미세먼지가 배출돼 주위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선기자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원료야적장인 고철장에서 수십 년째 미세먼지가 배출돼 포항지역 대기오염의 한 주범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는 물론 포항시 등 관계 기관도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대기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대두되자 철강업체들은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환경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현대제철 포항공장만 제철소 건설 이후 40년 넘게 사용해 온 고철장의 환경시설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장의 고철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인근 K주유소 직원들과 이곳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이 상당한 먼지공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바람이 심하게 불 때면 고철장 주변이 온통 뿌연 스모그로 뒤덮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K주유소와 인근 공장 직원들이 미세먼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고철장 미세먼지 배출로 그동안 포항시로부터 3차례(△2009년 11월 개선명령 △2010년 10월 고발조치 및 개선명령 △2016년 3월 개선명령)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3월 개선명령 조치 이행에 따라 2억원 가량을 투입해 시설보완(건물 건립, 비산방지막 설치)까지 했으나 아직도 미세먼지 배출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K주유소로부터 미세먼지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자사 소속 화물차 또는 장비차량을 대상으로 이곳 주유소에서 주유하도록 해 `입 막음용`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공장이 환경법(대기) 위반으로 적발될 때마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개선하기보다는 임시방편용 땜질식 조치에 그치고 있는 점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완전히 노출된 이곳 고철장의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당진공장이나 포항제철소의 원료저장소처럼 밀폐형 사일로는 아니더라도 밀폐형 건물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경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차단하기 위해 제철소 건립 초기부터 원료저장소를 전부 밀폐형 사일로로 건설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원료야적장 미세먼지 배출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2012년 6기, 2015년 3기 등 총 9기의 밀폐형 사일로로 교체했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설립 당시부터 고철원료저장소를 건물안에 설치했고, 집진시설까지 갖춰 거의 밀폐형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제철소 특성상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환경시설에 대해 지역 시민들도 어느 정도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역 환경전문가는 “현대제철이 당진공장에는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환경시설을 개선하고 있는데 반해 포항공장에는 40년 전부터 사용해 오던 고철장을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포항공장 고철장도 당진공장처럼 미세먼지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PM2.5) 배출원에 대한 28개 분류항목 중 제철제강업의 배출량이 4번째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