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의료기기 기업들이 해외 의료시장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았다는 낭보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제33회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7)` 공동관에 참여한 지역 기업들이 모두 164건, 1천70만 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리고 50만 달러의 현장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라는 대형 통상악재 속에 나온 소식이라 더욱 반갑다.

이번 대구TP 공동관에는 모두 7개 지역기업이 참여했는데, 정형 임플란트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주)올소테크는 베트남 하노이에 소재한 의료기기 기업인 에이엔에이치디유씨파머(ANH DUC Pharma)와 향후 3년간 현지 독점 판매에 관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양사는 전시회 현장에서 5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도 함께 맺었다.

또 지혈용 거즈를 생산하는 (주)엔도비전의 경우 헝가리의 의료기기 유통 전문기업인 에이치비에스(HBS)와 향후 5년 간 수출 계약을 위한 사전 양해각서를 체결, 동유럽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계약에 성공할 경우, 계약규모는 연간 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의 5개사도 일본, 코트디부아르 등 해외 바이어들과 활발한 상담을 통해 각각 100만여 달러 안팎의 상담 실적을 올렸다.

`더 똑똑하게, 쉽게, 건강하게(Smarter, Easier, Healthier)`란 주제로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총 41개국에서 1천292개사가 참가했다. 특히 올해 전시회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이 접목된 의료기기들이 쏟아져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성장시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의료기기산업은 세계 각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블루오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주시를 비롯한 다수 도시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회는 물론 행정부에서 의료기기산업육성지원법 제정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고 본격 시행될 것이란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는 중이다.

세계 각국이 인허가 단계부터 높은 수수료와 소요기간을 길게 하는 등 의료기기 무역장벽을 점점 높이고 있어 해외시장개척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지역 의료관련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는 사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인된 만큼 용의주도한 전략으로 수출 길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의 수요에 맞춘 당국의 수출지원 확대가 필수적인 요소다. 의료기기 수출시장에 파란불을 켜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유감없이 경주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