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옥 관
붉은 색실이 풀리고 있다
흥얼흥얼 수로를 따라 흘러드는
눈 희미한 콧노래
어머니, 아득한 그곳에서 재봉틀 돌리시는지
한 땀 한 땀
흰개미들 내려와 풍경을 꿰매고 있다
낡은 영화 필름처럼
느리게 느리게 재봉틀이 돌아간다
어머니 노루발 지나간 바느질 자국에
다시는 몸 아픈 날들 오지 않으리라
모든 안팎이 사라지리라
봄비 내리는 날 시인은 어머니의 바느질을 하시는 모습과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를 떠올리면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본다. 이른 봄날 터지는 매화꽃송이처럼 어머니의 재봉틀 노루발이 지나간 자리에 흰개미떼 닮은 실밥 자국이 나던 것을 떠올리며 시인은 몸 아파서 먼저 떠나가신 어머니를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