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찬<br /><br />김천대 교수
▲ 김동찬 김천대 교수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 일의 시작이 매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일을 하기 위해 결심하고 각오하는데만 2~3시간이 걸린다. 자신의 다짐을 주변에 알린다. 이어서 결단의 커피를 마신다. 벽에 `하면 된다` 결의서를 크게 쓴다. 글씨가 마음에 안들어 몇 번 더 고쳐 쓴다. 결국 벽에 붙이고 만족스런 미소를 날린다. 그런데 갑자기 급 피곤하다. 피곤하니깐 5분만 이라며, 쓰러져 잔다. 눈 떠보면 다음날 아침이다. 한심하다.

위의 경우와는 다르게 무엇이든 멋지게 결실을 거두는 사람의 특징은 어떠한 일의 시작이 간결하고 쉽다. 반대로 일을 못하는 사람은 벼르기만 한다. 열등감과 실패감 때문이다. 그것에 억눌려 아예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뛰어난 사람은 다르다.

신약성경에 있는 사도행전 마지막 단어가 `거침없이`라는 단어다. 조건, 상황, 방해에 관계없이 시작한다는 말이다. 사도행전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은 `거침없는 영`이다. 신약성경의 60~70%를 기록한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을 그냥 시작했다. 당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사도바울에겐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고비가 여러번 있었다. 심지어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 중에서도 사도 바울에게 시비 거는 사람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했다. 영육 모두가 피곤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절망하거나 지쳐 쓰러지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매번 그러했지만,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의 시작이 아주 쉬웠다. 사도 바울에게 그러한 시작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사도 바울에겐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신에 대한 `믿음의 눈`이 있었다. 연약한 인간의 힘으로 하면 지친다. 계산하면 못 움직인다. 그런데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믿음의 눈으로 보니 앞이 훤히 보였다. 할 일, 갈 길이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에겐 시작이 정말 쉬웠다. 연약한 인간인 내가 한다고 하면 잘 해야 하고 결과에 대해서도 내가 책임을 져야하니 모든 일을 분석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작이 늦고 힘들고 지친다. 그런데 어차피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은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신께서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믿으니 쉬웠다. 인간의 힘이 아닌 자신의 신이 이끌어 주는데 무슨 걱정할 것이 있냐는 것이었다. 그냥 달려가면 되었던 것이다. 기독교를 비롯하여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신의 인도하심을 믿고 그냥 갔다. 심지어 자기 아들을 신께 바치겠다며 칼을 들었던 사람이다. 물론 자신의 아들을 신이 지켜주시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확신과 더불어 에너지 또한 중요하다. 에너지가 없으면 일을 위해 움직이지 못한다. 에너지는 필수다. 수잔 링케라는 독일 무용수가 있다. 독일에서 무용수가 나온다는 것이 의외다. 수잔 링케도 훗날 이렇게 말했다. “독일인은 생각이 많아서 무용에는 적합하지 않다. 무용가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포즈`가 아니라 `에너지의 흐름`이다.” 춤에서 감동받는 것은 에너지 분출이다.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를 봤는가? 그건 연주라기 보다 `에너지 분출`이다. 지치지 않는 힘의 흐름을 느낀다. 에너지가 생기고,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선택하라. 시작을 못하는 인생을 사는가? 주변을 돌아보라.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사용할 에너지를 쓸데없이 잡아 먹는 일에 매달려 있지 않는가? 에너지를 흡수하는 가짜 뉴스와 SNS의 `쓰레기 같은 글`만 보지 않는가? 혹은 자신의 에너지 죽이는 사람들과 교제하고 있지 않는가?

쉽게 시작하자. `거침없이` 전진하자.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의 눈을 가지고,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며 오늘도 힘차게 시작하자. 거침없이 전진하자. 당신의 삶에 당신은 반드시 승리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