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우산과 거짓말은 늘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영국 속담도 있지만 미국은 거짓말을 싫어한다. 닉슨 대통령도 `도청`이 아니라 “도청한 일 없다”는 거짓말 때문에 쫓겨났다. 트럼프 현 대통령은 `고의적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한 언론사가 통계를 내봤더니 취임 후 지금까지 33일 간 132차례 허위발언을 했다. 첫 거짓말은 “취임식 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란 것. 그때 축하인파보다 `취임반대 인파`가 더 많았다.

최근 유럽의 이민정책과 테러를 비난하면서 “독일을 보라. 브뤼셀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난 테러들을 보라. 니스 사건을 보고, 파리 사건을 보라”라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 이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까지 나간 것이 문제였다. 스웨덴 총리는“스웨덴에서는 어젯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그 사람 혹시 항정신성 의약품을 먹은 것인가”라고 했다.

1983년 10월 9일 버마 아웅산묘소를 참배한 전두환 대통령과 참모들 일행이 폭탄테러를 당했다. 대통령 폭사가 목적이었으나 대통령만 무사했고 다른 수행원들은 사망하거나 크게 다쳤다. 범인 한 명은 도주하다가 사살됐고 한 명은 사형선고를 받았고 한 명은 종신형을 살다가 2008년에 옥사했다. 그들은 모두 북한 공작원이었고, 잡히지 않았다면 미궁에 빠질 테러였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우리와 상관 없고 남조선이 조작한 것”이란 거짓말을 한다.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물질 VX로 친형 김정남을 독살한 북한은 “말레이와 남조선이 조작한 사건”이라 하고, 말레이시아는 북한과의 단교까지 생각하는데 북한은 “절교하더라도 시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아웅산묘소 사건후 버마는 북한과 단교하다가 24년 후에 복원됐다. 말레이시아와도 그렇게 될 모양이다. `최고존엄`이 천인공노한 패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시인할 리 없다. 패륜에 거짓말까지 덧붙였으니 국제사회에서 완전 고립됐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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