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혜 작가 `달무지개`展
내달 1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 정승혜作

대구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인 전시공모선정 작가전 `유리상자-아트스타`의 올해 첫 번째 전시는 회화를 전공한 정승혜(36) 작가의 설치작품 `달무지개(Moonbow)` 전이다.

오는 3월 19일까지 2층 아트스페이스 열리는 이 전시는 작가가 깨달은 삶의 이치, `숱한 시련의 번뇌와 문득 깨닫는 돈오(頓悟)의 순간이 같은 생의 삶에 비친 다른 일면`이라는 인식의 성장 사태를 시각화하면서, 자신이 그린 동화적 이미지와 짧은 글의 친화적 포용력이 우리들 삶에서의 좌절과 망설임을 대신하는 위로일 수 있기를 바라는 기원이다.

작가는 6×6×5.5m 크기 유리상자 천장에 `달무지개`라고 부르는 1.5m길이의 빛 묶음을 매달았다. 이것은 짧은 원호 형태의 네온사인 6가닥이 무지개빛을 그리도록 마련한 장치다.`달무지개`는 달의 반대편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달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말한다. 달에서 반사되는 빛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달무지개`는 사람의 눈으로 그 빛을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며, 하늘이 어두울수록, 달이 밝을수록 좀 더 쉽게 관찰된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부정적인 감정의 시간 속에서 그 부정의 시간과 동시에 존재했던 긍정적 순간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달무지개`를 그 은유의 상징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2015년 발표한 `안녕, 무지개`와 지난해 발표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를 유리상자 공간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기존의 드로잉 중심의 전시가 선의 조형성에 주목한 것이라면, 이번 유리상자 전시는 그 선 드로잉보다 공간에 더 주목했다. 3면의 유리 벽면에는 시간의 변화처럼 달이 변화하는 10가지 모양을 나눠 붙이고, 그 아래에 10컷의 선 드로잉 이미지와 시의 구절을 반짝이 시트지로 부착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의 공감을 위해 이제까지 개방하지 않았던 유리상자 출입문을 열어놓았다. 관객이 전시 공간 안으로 들어가 환경으로서의 그림들 속에 둘러싸이게 하려는 것. 유리상자 안으로 들어간 관객은 이 텍스트의 마지막을 전시장 바닥에서 마주하는데, 인쇄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 시가 중앙에 쌓여있다. 한 장을 집어 들면 공감의 여린 마음이 전해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